지난달 부산을 찾아 현장 평가를 진행한 세계디자인기구 실사단이 박형준 부산시장(왼쪽 다섯번째)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2030세계박람회 유치 실패로 침체했던 부산시가 최근 굵직한 국제행사를 연달아 유치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박람회 유치 과정에서 높아진 도시 위상이 톡톡한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시는 세계디자인기구(WDO)가 최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연 회의에서 ‘2028 세계디자인수도’로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세계디자인수도는 WDO가 2008년부터 2년마다 디자인을 통해 경제·사회·문화·환경 발전을 추구하는 도시 중 선정한다. 이탈리아 토리노를 시작으로 서울(2010년), 핀란드 헬싱키(2012년), 스페인 발렌시아(2022년) 등이 주인공이었다.
부산은 11번째 개최지다. 강력한 경쟁 도시였던 인구 1300만 명의 중국 대도시 항저우를 제쳤다. WDO는 선정 이유에 대해 “부산은 디자인 문화를 통한 도시 변화의 높은 잠재력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앞서 WDO 실사단은 부산을 찾아 영도 봉산마을, 북항재개발지역 등을 둘러봤다. 시 관계자는 “실사단은 부산의 시민 참여형 디자인 실천, 디자인 중심 교육체계, 도시 정책과 디자인의 통합 접근 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시는 내년 1월 개최도시 서명·협약 체결식을 시작으로 2028년 세계디자인거리축제와 월드 디자인 스포트라이트 행사를 열 계획이다. 세계 디자인 정책 콘퍼런스, 세계 디자인 네트워크 도시회의, 세계디자인수도 인계·인수식 등 다양한 국제행사도 열 예정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모든 시민이 함께 만들어낸 도시 디자인의 성과이자 부산이 글로벌 디자인 도시로 도약하는 결정적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앞서 부산은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지로 선정돼 화제가 됐다. 개최지 선정이 발표됐던 15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도 낭보가 들려왔다. 이른바 ‘마술올림픽’으로 불리는 2028 세계마술연맹 월드챔피언십(FISM WCM) 개최지 회의에서 부산이 선정된 것.
FISM WCM 2028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를 중심으로 도시 전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본선 경연, 80주년 특별 갈라쇼, 해변에서의 매직 버스킹, 국제 콘퍼런스, 시민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전 세계 3000여 명의 마술사 등이 부산을 방문하며 30만 명의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이준승 시 행정부시장은 “외국인에게 낯선 도시이던 부산이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도시 브랜드나 지명도가 높아졌고 국제 마인드, 환경, 시설, 한국문화 관심 등이 결합해 최근 연이은 국제행사 유치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도서관 행사로 꼽히는 ‘2026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도 최근 유치했다. 150개국 1700여 도서관이 참여한 국제도서관협회연맹이 주최하는 이 대회 유치를 위해 전 세계 13개국이 경쟁을 벌였다. 내년 8월 열리는 이 행사에는 150개국에서 5000여 명의 도서관 관계자가 부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시장은 “부산 시민의 국제적인 마인드, 천혜의 자연 환경, 훌륭한 인프라 등이 결합해 연이은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며 “여러 국제행사들을 차질 없이 준비해 부산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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