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총격범, 집에 시너 34L…경찰 “타이머 돌아가고 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8일 12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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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인천 송도 총격 사건 피의자 A 씨(62)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주택에 진입하고 있다. (서울소방재난본부 제공) 뉴스1
지난 21일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인천 송도 총격 사건 피의자 A 씨(62)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주택에 진입하고 있다. (서울소방재난본부 제공) 뉴스1
인천 송도에서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60대 남성이 자신의 주거지인 서울 도봉구 소재 아파트에 인화성 물질인 시너를 34리터가량 설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는 발화 장치와 타이머도 있었기에 피의자가 설정한 시간이 되면 큰불이 났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28일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폭발물처리반(EOD) 제대장 말로는 타이머가 작동 중이었고 실제 맞춘 시간에 폭발할 것으로 보였다고 한다”며 “인화물이었기 때문에 폭발보다는 화재(로 인한 피해)가 컸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A 씨(62)는 지난 20일 인천 송도에 있는 아들 B 씨(34) 집에서 B 씨를 사제 총기로 살해한 혐의 등을 받는다. 그는 경찰에 검거된 직후 도봉구 쌍문동 소재 주거지에 사제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21일 정오에 불이 붙도록 설정해 놓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 씨의 ‘폭발물 10여 개를 설치했다. 제작 방법은 인터넷 등을 통해 습득했다. 포병으로 28개월 복무했다’ 등의 진술을 청취해 폭발물 종류와 설치 방식 등을 파악했다. 이후 경찰은 아파트 주민 105명의 대피를 완료한 뒤 현장에 진입해 폭발물을 제거했다. 당시 A 씨 주거지에는 시너 통 14개가 설치된 상태였으며 총량은 34리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폭발물의 구체적인 위력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정밀 감정을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한편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이번 사건 대응 과정에 일부 미흡한 점이 드러나 감찰이 이뤄지는 인천경찰청과 달리 서울경찰청에 대한 감찰은 현재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서울청 관련 제반 조치사항은 매뉴얼대로 됐고, 잘된 조치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관할경찰서인 인천경찰서의 상황관리관이 신고 70여 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드러나 초동 조치가 미흡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총격#총기#살인#시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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