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흡연 학생 5명 중 4명 “가향 담배로 입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9일 13시 38분


코멘트

여학생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 늘어…일반 담배 추월

13일 서울 시내의 한 전자담배 가게에서 액상 담배를 판매하고 있다. 정부가 합성 니코틴 규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유해성 연구 용역에 속도를 내면서 담뱃세 과세 여부를 논의한다고 밝혔다. 2024.05.13. 서울=뉴시스
딸기향, 포도향 등 특정 향을 첨가한 가향 담배가 인기를 끌면서 흡연는 고2 학생 5명 중 4명은 가향 담배로 처음 담배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은 액상형 전자담배를 가장 선호하고 고2 학생 5명 중 3명은 술을 마신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청소년건강패널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2019년 시작된 패널조사는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학생 5051명을 10년 간 추적조사하는 연구다. 흡연, 음주, 신체활동, 식생활 등 건강 행태 변화와 함께 가족, 친구 및 사회환경 등 변화에 주는 요인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된다. 지난해 조사는 2019~2023년 조사에 모두 참여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 386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학년이 올라갈수록 담배 제품의 사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2 남학생 중 궐련형 일반 담배를 사용하는 비율은 5.50%로 가장 높았으며, 액상형 전자담배 3.57%, 궐련형 전자담배 1.67% 순(중복응답)이었다. 이들이 고1이었던 2023년 조사에서는 궐련형 일반담배 2.12%, 액상형 전자담배 1.19%, 궐련형 전자담배 0.65%였다.

여학생도 고1 때보다 고2 때 담배 사용이 증가했다. 고2 여학생은 액상형 전자담배 1.54%, 궐련형 일반담배 1.33%, 궐련형 전자담배 0.32% 순이었다. 고1 때에는 궐련형 일반담배(1.19%)의 사용률이 가장 높았으며 액상형 전자담배는 0.94%에 불과했으나 1년 만에 순위가 바뀌었다.

평생동안 술을 한 모금이라도 마셔본 경험이 있는 비율은 이들이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2019년 당시 36.4%에서 고2인 지난해 60.8%로 증가했다. 술을 처음 마시게 된 이유로는 가족 및 집안 어른의 권유(48.9%)가 가장 많았다. 맛이나 향이 궁금해서(19.7%), 물 등으로 착각해 실수로(8.2%) 등이 뒤를 이었다.

청소년은 연령이 올라갈수록 식생활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가족과 매일 식사하는 빈도는 초6 66.3%에서 고2 22.2%로 급감했다. 1일 1회 이상 우유 및 유제품 섭취율도 초6 45.7%에서 고2 18.4%로 낮아졌으며, 1일 3회 이상 채소 섭취율은 초6 18.0%에서 고2 6.8%로 악화됐다. 반면 주 5일 이상 아침식사 결식률은 초6 17.9%에서 고2 33.0%로, 주 3회 단맛음료 섭취율은 초6 50.9%에서 고2 66.6%로 올랐다.

신체활동 실천 또한 고등학교 진학 이후 줄어들었다. 하루 60분 주 5일 이상 신체활동을 하는 고2 학생은 13.5%에 불과했으며, 주 3일 이상 근력 강화 운동을 하는 학생은 21.9%에 머물렀다.

연구진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경각심을 제고하기 위해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어린 시절 단순한 한 두 모금의 음주 경험이 청소년 음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명절 연휴 음복 음주를 권하는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청소년의 담배제품 사용이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학생의 경우 기존의 궐련보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더 선호하는 양상이 뚜렷이 나타났다”며 “청소년 흡연 예방을 위해 제품 유형별 규제 강화와 정책적 대응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가향 담배#액상형 전자담배#청소년 흡연#건강패널조사#신체활동 감소#질병관리청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