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 됐다” 총기로 아들 살해 60대…질문에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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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구속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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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자신의 아들을 사제총기로 살해한 6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A(62)씨에게 살인 및 살인미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날 오전 9시께 인천 남동구 논현경찰서에서 A씨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얼굴 노출을 최대한 가린 뒤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아들 왜 살해했습니까” “가족 내에서 소외감 느껴 범행 저지른 것 맞나” “언제부터 살해하려고 계획했습니까” “아들을 살해한 것을 후회하나”라는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9시23분께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 33층에서 아들 B(33)씨에게 사제 총기를 두 차례 발사해 숨지게 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번 범행은 A씨의 생일 파티 도중 발생했으며, 그는 “편의점에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비운 뒤 렌터카에서 총기를 꺼내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A씨는 손자·손녀와 며느리를 위협하고, 밖으로 도망치던 가정교사를 향해 두 차례 격발했으나 총탄은 도어락에 맞거나 불발돼 살인미수에 그쳤다. 그는 방 안에 숨어 있던 가족들을 향해서도 총을 겨누고 재장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인터넷을 통해 사제총기 제작 영상을 시청하며 범행을 준비해왔다. 그는 국내외에서 부품을 구매해 총기를 직접 조립했고, 총알 없이 뇌관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서울 도봉구 자택 내에서 사격 실험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한 A씨는 범행 전날인 이달 19일 오후 5시부터 약 24시간에 걸쳐 자택에 시너 34ℓ를 9개 용기에 나눠 담고, 각 용기에 타이머와 점화장치를 설치해 방화까지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점화장치가 실제 가동 중이었고, 대형 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있었다”며 자택에서 확보한 물질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폭발 가능성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A씨가 “가족들이 자신을 셋업(set up·함정)했다”며 반복적으로 피해망상성 진술을 이어왔고, 지속적인 경제적 지원을 받았음에도 “외톨이가 됐다”는 고립감 속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총기와 인화물질을 장기간 준비하고 실제로 실험까지 한 점 등은 단순한 우발이 아닌 치밀한 계획범죄”라며 “국과수 분석 결과에 따라 폭발물사용죄 등 추가 혐의 적용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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