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에 대한 횡령, 배임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참여연대 등 10개 시민단체가 이 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법상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사건을 접수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전 회장은 그룹 계열사였던 티브로드 지분을 SK브로드밴드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2000억 원의 이득을 봤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 전 회장과 일가가 사실상 소유·운영하던 티시스의 휘슬링락 골프장 회원권을 협력업체에 구매하도록 유도했다는 혐의로도 고발됐다.
참여연대 등은 2022년 7월과 2023년 4월에도 비슷한 고발장을 검찰에 낸 바 있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지연되자 이달 16일 경찰에 재고발했다. 이들 단체는 “검찰이 고발인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발 단체들은 재고발 과정에서 최근 태광산업이 3186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 점에 대해서도 ‘세습 목적이 보인다’며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태광그룹은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자사주 전량에 대한 교환사채 발행을 의결했지만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불거지자 이달 초 발행을 중단한 바 있다.
태광그룹 측은 고발 혐의에 대해 허위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태광그룹 측은 앞서 “교환사채 발행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경영상의 판단”이라며 “지배구조 강화 및 경영 세습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미진한 검찰 수사를 두고 고발 단체들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도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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