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86% “고교학점제로 수업 질 저하”…학생 선택권도 무색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8월 5일 10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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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노조·전교조·한국노총 고교학점제 설문조사
교사 78.5% 과목 2개 이상 담당…3개 이상 32.6%
78% 미이수제 폐지 요구…최소성취보장 효과 없어

ⓒ뉴시스
교사 86%가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수업의 질이 저하됐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3명 중 2명이 2개 이상의 과목을 담당하면서 수업 준비가 어려워지고 교사 부족으로 고교학점제의 학생선택권 취지도 무색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지난달 15일부터 22일까지 전국 고등학교 교사 4162명을 대상으로 고교학점제의 실태 설문조사를 공동 실시한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교사의 78.5%가 2개 이상의 과목을 담당하고 있으며, 3과목 이상을 가르치는 교사도 3명 중 1명(32.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다교과로 인한 문제로 ‘각 과목에 대한 깊이 있는 수업준비가 어려워 수업의 질이 저하된다’는 응답이 86.4%에 달했다.

반면 학생의 과목 선택권 보장이라는 본래 취지 역시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사가 부족하니 학교는 학생의 수요가 아닌, 교사 수급 상황에 맞춰 과목을 개설하면서다.

46.3%의 교사들이 ‘학교 여건 내 수용 가능한 과목 위주 편성으로 학생선택권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지적했다.

교사 10명 중 8명에 가까운 78.0%가 미이수제 폐지를 요구했다.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를 실시한 교사 중 무려 97%가 학생 성장에 긍정적 효과가 없다고 응답했다.

미이수 학생을 지도해 본 교사의 73.9%가 ‘수행평가 비중을 높이거나 점수를 과도하게 부여했다’고 했고, 57%는 ‘지필평가에서 난이도 낮은 문제를 다수 출제했다’고 답했다.

고교학점제 도입과 함께 교과별 출결 확인 방식이 도입되면서 학교 현장은 출결 관리 대란을 겪고 있다. 교사 10명 중 7명(69.6%)이 현재의 출결 처리 방식이 정착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출결 수정 권한이 각 교과 교사에게 부여돼 인해 담임교사는 매일 교과 교사에게 연락해 출결 상황을 확인하고 수정을 요청해야 하는 실정이다.

설문 응답자의 무려 90.7%가 ‘학기제 운영으로 인한 과목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과세특)의 과도한 기록 분량’을 학생부 작성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교원단체들은 ▲개설 과목 수·학급 수·학급당 학생 수 상한제를 기준으로 교원 정원 산정 ▲미이수제도 및 최소성취수준 보장 제도를 즉각 재검토 ▲비효율적인 출결 시스템을 전면 개선 ▲교과 과목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의 글자 수를 대폭 축소하고, 학기 단위 마감 의무를 폐지하는 등 비교육적인 학생부 기록 부담을 즉각 완화 ▲고교학점제 전담조직을 즉각 구축하고 학교중심 개선안을 적극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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