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우에 맨홀 뚜껑 이탈 급증…시민 추락 사고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5일 14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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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10시쯤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광주 북구 매곡동 한 상가 앞 맨홀에서 빗물이 솟구치고 있다. 당시 맨홀 뚜껑이 열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독자 제공.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광주에서 맨홀 뚜껑이 열리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5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3, 4일 이틀 동안 광주에 200㎜가 넘는 비가 내리면서 맨홀 뚜껑이 이탈했다는 신고가 10여 건 접수돼 시가 긴급 정비에 나섰다. 광주지역 맨홀 뚜껑 이탈 사고는 통상 연간 1, 2건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극한 폭우로 급증하는 추세다.

지름 64㎝, 무게 143㎏에 달하는 맨홀 뚜껑은 평소 쉽게 들리지 않지만, 갑작스러운 폭우로 배수로에 빗물이 역류하며 수압이 높아질 경우 위로 솟구쳐 뚜껑을 밀어낼 수 있다. 실제로 광주에서는 최근 폭우로 맨홀 뚜껑이 열리며 시민이 추락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3일 오후 11시 20분쯤 광주 서구 쌍촌동의 한 도로에서 김모 씨(25)가 맨홀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구급대가 출동해 찰과상을 입은 김 씨를 구조했다. 시는 폭우로 인해 맨홀 뚜껑이 열렸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17일에도 광주 북구 매곡동의 한 상가 앞 거리에서 맨홀 뚜껑이 열린 채 방치된 사례가 확인됐다. 현장에 있던 상인회장 김모 씨(59)는 “폭우 속에 맨홀 뚜껑이 열린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사고가 날까 걱정됐다”고 말했다.

광주 전역에는 현재 약 10만2000개의 맨홀이 설치돼 있으며, 극한 호우가 잇따르면서 소방당국이 맨홀 사고에 출동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집중호우로 인한 수압 상승이 맨홀 뚜껑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시는 상습 침수지역 맨홀을 중심으로 안전 대책도 강화하고 있다. 현재 해당 지역 맨홀 2516개 중 1055개에 잠금장치와 추락방지 시설을 설치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나머지 1000여 개에도 동일한 설비를 추가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폭우 시 도로에 물이 차 시야가 확보되지 않으면 돌아가거나 지나치지 않는 등 시민들의 안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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