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앞에 영혼이 사라진 그들…10년간 ‘학교 시험지 유출’ 26건

  • 뉴시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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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전국 초중고 시험지 유출 관련 현황
교육부, 서지영 의원실에 제출…88%는 고등학교서

시험지를 빼돌리기 위해 기간제 교사와 함께 시험기간 중 경북 안동시 소재 고등학교에 무단 침입한 혐의를 받는 학부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5일 대구지법 안동지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5.07.15. [안동=뉴시스]
시험지를 빼돌리기 위해 기간제 교사와 함께 시험기간 중 경북 안동시 소재 고등학교에 무단 침입한 혐의를 받는 학부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5일 대구지법 안동지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5.07.15. [안동=뉴시스]
최근 10년간 전국 중·고등학교에서 총 26건의 시험지 유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사고는 고등학교에서 벌어졌고, 일부 관련자들은 퇴학 당하거나 파면됐다.

5일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총 26건의 시험지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23건은 고등학교에서 벌어졌다. 중학교에서는 3건이 집계됐고, 초등학교의 경우 지필평가를 따로 실시하지 않아 해당 사항이 없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부산·전남에서 각 4건씩 발생했고 대전 3건, 광주·경기·강원·경북 각 2건이었다. 충남·전북·경남에서는 각 1건씩 발생했다.

올해 7월에도 시험지 유출 사고가 1건 있었다. 지난달 안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퇴직한 기간제 교사 A씨와 학부모가 시험기간에 무단으로 학교에 침입해 시험지를 훔치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교내 경비 시스템에 A씨의 지문이 등록돼 있어 자유롭게 학교를 드나들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시험지를 빼내려다 교내 경비 시스템이 울리며 덜미를 잡힌 것으로 파악됐다. A씨와 학부모 등은 구속 수사를 받고 있으며, 학생은 퇴학 및 경찰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 학년 0점 처리될 예정이다.

전체 시험지 유출 사고 26건 중 21건은 교직원의 부주의나 의도적인 가담으로 발생한 사고였다.

2016년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수행평가 학습지 묶음 관리를 소홀히 해 학생들에게 노출되면서 재시험을 실시한 일이 있었다. 2018년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행정실장이 학부모로부터 부탁을 받고 기말고사 전 과목을 유출해 모든 과목에 대한 재시험을 진행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교사가 자신과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이며 혈연관계인 학생에게 시험지를 흘린 일도 2건 있었다.

2015년에는 교사 1명이 동일 학교에 2학년으로 재학 중인 조카에게 2학기 기말고사 기하와 벡터 과목 문항을 유출했고, 조카가 SNS에서 문제 정답을 친구들과 나눠 보다가 발각됐다. 2018년에는 서울 숙명여고에서 교무부장이 2017학년도 1학기 기말고사부터 2018학년도 1학기 기말고사까지의 고사 문항을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쌍둥이 자녀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새벽에 교무실에 무단 침입하거나 교사의 노트북에 악성코드를 심어 시험지가 유출되는 사고도 있었다.

시험지 유출 사고에 가담한 교사들은 파면·해임되거나 감봉, 정직, 견책 등의 처분을 받았다. 학생들에게는 퇴학이나 등교정지, 교내봉사 등의 징계가 결정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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