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 전남 나주시의 한 벽돌공장에서 스리랑카 출신 30대 남성 이주노동자가 비닐로 묶인 채 지게차로 옮겨지는 모습이 촬영된 동영상 캡처 사진.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제공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를 벽돌에 결박한 뒤 화물처럼 지게차로 들어올려 괴롭힌 ‘전남 나주 벽돌공장 사건’과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근로기준법상 폭행과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20여 명의 임금을 체불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 사업장은 최대 3년간 이주노동자 고용 허가가 제한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4일부터 광주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 12명을 투입해 해당 사업장 전반에 대한 근로감독을 집중적으로 실시한 결과 이같은 행위를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올해 2월 이 공장에서는 한국인 작업자가 스리랑카 국적의 A 씨를 투명 비닐 랩으로 벽돌에 결박한 뒤 화물처럼 지게차로 들어 올렸다. 이런 가혹 행위는 약 30분 동안 이어졌다. 이후 5개월 더 일하던 A 씨는 참지 못하고 지역 인권단체에 피해 사실과 영상을 제보했다.
고용부는 근로감독 결과, 외국인 노동자를 결박해 물리력을 행사한 것이 근로기준법이 금지하는 폭행과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에 가해자를 입건하고,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대해서는 과태료 300만 원을 부과했다. 또 재직자 및 퇴직자 21명에게 총 2900만 원의 임금을 체불한 사실을 적발했다. 여기에는 A 씨에 대한 연장·휴일 근로수당 체불도 포함됐다. 그 밖의 장시간 근로, 근로조건 미명시 등 총 12건의 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김영훈 고용부 장관은 “언어와 피부색이 다르다고 노동권 보호에 다름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 새 정부의 상식”이라며 “앞으로 근로감독관이 참여하는 ‘외국인 노동 인권 신고·상담의 날’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등 일터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어려움에 대해 눈과 귀를 열어 두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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