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휘었어요” 무심코 넘겼다간…‘이 질환’ 이어질수도

  • 뉴시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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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자형 다리 변형, 관절염 악화·척추 손상 우려
체중 1㎏ 늘면 무릎에 4㎏ 부담…운동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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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대 여성에게 자주 나타나는 ‘O자형 다리’, 즉 무릎이 안쪽으로 휘는 현상(내반 변형)은 많은 이들이 나이가 들며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생각하기 쉽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O자형 다리’(오다리)는 단순한 외형 변화가 아니라 이미 관절 내부에서 퇴행성 변화가 상당히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징후로 해석된다.

무릎 안쪽 연골은 체중이 집중되는 부위다. 시간이 지날수록 연골이 마모되면 그 부분이 납작해지고 관절 간격이 좁아지면서 무릎 정렬이 안쪽으로 틀어지는 휜 다리 변형 현상이 나타난다. 이 휜 다리는 단지 관절염의 결과가 아니라, 이후 진행을 더 빠르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특히 여성은 체형상 무릎 안쪽에 하중이 더 실리는 구조이기 때문에 휜 다리가 생기면 그 부위에 더 많은 압박이 가해지고, 무릎통증이 심해지거나 골극(뼈가시) 형성, 활막염 등 퇴행성관절염의 전형적인 증상이 촉진된다.

문제는 무릎 정렬이 틀어지면 그 영향은 다리 전체로 확산한다. 발목 관절에는 비정상적인 하중이 걸리며 외반 변형이 동반되고, 이에 따라 발목이 자주 접질리거나 반복적으로 아프고 붓는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실제 임상에서는 발목 연골까지 마모되며 퇴행성 변화가 이어지는 사례도 관찰된다.

무릎 위쪽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정렬 이상은 고관절과 골반의 회전축까지 영향을 미쳐, 한쪽 골반이 기울고 요추(허리뼈) 정렬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허리통증과 자세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권오룡 연세스타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무릎관절염이 진행되면서 휜 다리를 동반한 환자들 중에는 무릎뿐 아니라 발목, 반대 측 다리, 골반, 허리까지 복합적인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는 관절염이 단순히 국소적인 질환이 아니라 전신 정렬과 균형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 질환임을 보여주는 예”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휜 다리는 시간이 갈수록 자연 회복되지 않으며, 변형은 점점 심해진다. 무릎의 정렬을 바로잡는 수술은 관절염이 중기 정도일 때만 시행이 가능하며 관절 손상이 너무 진행된 상태에서는 시행이 어렵다.

휜 다리를 교정하는 수술은 정강이뼈의 일부를 정밀하게 절골해 다리의 정렬을 바로잡는 방식으로, 무릎 안쪽에 집중된 하중을 분산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그로 인해 안쪽에 더 이상의 연골 손상의 악화를 예방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 관절염의 진행 정도, 인대 안정성 등 다양한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하며 모든 환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치료는 아니다. 일부 환자에게는 부분 인공관절 수술이 함께 고려되기도 하지만 이 역시 정렬 교정이 병행되거나 선행돼야 장기적인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다.

50대 중반을 넘기며 폐경과 함께 관절 주변의 인대와 연골이 약해지는 시기에 접어드는 여성이라면, 관절염의 진행을 늦추기 위한 생활 속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적정 체중 유지다. 체중이 1㎏ 늘면 무릎에는 최대 4㎏ 이상의 부담이 실린다. 또 하체 근육을 강화하는 가벼운 걷기 운동이나 실내 자전거 운동, 평지 위주로 걷는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권 병원장은 “관절염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무릎통증을 느꼈을 때는 이미 어느 정도 구조적 손상이 시작된 경우가 많다”며 “무릎이 보내는 사소한 신호를 놓치지 않고, 조기에 점검하는 것이 향후 10년의 관절 수명을 지키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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