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14%, 통근-통학에 하루 2시간 이상 허비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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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부담에 외곽 이주 늘어나
신체-사회활동에 쓸 시간 줄어
“月188만원 이상 경제적 손실”

서울 지하철 4호선 서울역 승강장이 출근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4.4.30.뉴스1
서울 지하철 4호선 서울역 승강장이 출근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4.4.30.뉴스1
서울 여의도에서 일하는 김모 씨(38)는 3년 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강북구 수유동으로 이사했다. 30분이던 통근 시간이 1시간 20분으로 늘어났지만 “주거비 부담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 시민 100명 중 약 14명이 하루 통근·통학에 2시간 이상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통근 스트레스와 여가 시간 감소 등으로 인해 잃는 가치는 한 달 188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서울연구원 등에 따르면 2023년 서울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시민의 13.5%가 편도 1시간 이상을 이동에 소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60∼70분(미만)이 9%, 70∼80분 2.1%, 80분 이상 2.4%였다. 결국 왕복 2시간 이상을 출퇴근이나 통학에 쓰는 시민이 100명 중 약 14명이라는 의미다. 이들은 주로 양천구, 강동구, 강북구, 도봉구 등 서울 외곽 지역 거주자가 많았다.

반대로 통근·통학 시간이 10분 미만인 경우는 0.6%에 불과했다. 10∼20분이 13.3%, 20∼30분 21.3%, 30∼40분 25.6%, 40∼50분 18.0%, 50∼60분은 7.6%였다.

서울시민 다수는 왕복 1시간 이상을 통근·통학에 쓰고 있다. 2023년 서울시 평균 통근·통학 시간은 편도 약 34.5분이었다. 수도권 생활 이동 빅데이터로 출근 시간대(오전 7∼9시) 서울 내부 평균 출근 시간을 분석한 결과도 약 35.3분으로 비슷했다. 왕복하면 1시간을 훌쩍 넘는다.

출퇴근 시간이 길어지면 신체 활동과 여가, 사회생활 시간이 줄어드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 발생한다. 한국교통연구원은 2013년 보고서에서 통근 1시간의 경제적 가치를 월 94만 원으로 추산했다. 하루 2시간 이상 통근하면 한 달 188만 원 이상이 손실된다는 뜻이다. 이는 소음·진동, 타인과의 접촉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여가 시간 감소를 금액으로 환산한 값이다.

만족도와 행복도도 떨어진다. 2023년 서울시 조사에서 통근 시간이 60분 이상인 경우, 10분 미만 대비 전체 통근 환경 만족도가 약 23% 낮았다. 70분 이상으로 길어질수록 만족도와 행복도 감소 폭은 더 커졌다. 서울연구원은 장거리 통근자 증가의 배경으로 ‘주택 가격 상승’을 꼽았다. 2010년대 이후 서울 등 수도권의 도시화로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경기나 서울 외곽으로 이주하는 사례가 늘었다. 이로 인해 장거리 통근·통학 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이러한 구조가 고착화됐다고 분석했다.

#출퇴근#통학#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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