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괴정동에서 연인 관계였던 여성을 살해한 장재원 씨(26·사진)의 신상이 공개됐다. 장 씨는 경찰 조사에서 “오토바이 리스 명의 문제로 다투다 자신을 무시한다고 느껴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대전경찰청은 8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장 씨의 이름과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피해자 유족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다. 장 씨의 신상은 다음 달 10일까지 대전경찰청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피의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공개가 5일간 유예되지만, 장 씨는 이의를 신청하지 않아 즉시 공개됐다.
경찰에 따르면 장 씨는 지난달 29일 낮 12시 8분경 괴정동 거리에서 30대 전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피해자와 함께 오토바이 명의 변경을 하러 가던 중 미리 준비한 흉기를 꺼내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 관계자는 “장 씨가 허락 없이 피해자인 전 여자친구 명의로 오토바이를 빌렸다”며 “이 때문에 다툼이 있었고, 장 씨가 ‘날 무시한다’고 생각해 범행을 결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씨는 범행 직후 빌린 승용차와 오토바이를 번갈아 타며 도주했고, 피해자의 사망 여부를 확인하려고 빈소까지 찾는 대담한 행동도 보였다. 경찰은 이에 대해 “범행 후 태도나 도주 방식에서 계획성의 흔적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수사팀은 차량 추적과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다음 날 대전 중구 산성동 지하차도 인근에서 장 씨를 긴급 체포했다. 당시 그는 독극물을 마신 상태여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5일 퇴원해 본격 조사를 받았다. 조사 결과 장 씨는 사건 3∼4개월 전부터 범행을 준비했고 범행 방법을 검색하고 흉기를 구입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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