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기 대장암 환자에게 쓰이는 항암제 ‘옥살리플라틴’이 70세 이상 고령 환자에게서는 생존율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강상희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연구팀은 대장암 수술 후 보조항암치료제로 사용되는 ‘옥살리플라틴’의 연령별 치료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옥살리플라틴’은 수술 후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사용하는 보조항암치료제 중 하나로 특히 림프절 전이가 있는 병기 3기 대장암 환자에게 표준 치료로 권고되고 있으며 일부 고위험 2기 환자에게도 사용되고 있는 치료제다.
옥살리플라틴은 항암 효과가 우수한 반면, 말초신경병증 등 신경독성 부작용이 비교적 빈번하게 나타나는 약제로, 고령 환자에게 사용 시 치료 지속 여부와 부작용 발생 가능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강 교수 연구팀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병기 2기 또는 3기 대장암으로 수술 후 보조항암치료를 받은 8561명의 환자를 분석했다. 이들은 옥살리플라틴을 포함한 항암요법군과 플루오로피리미딘 단독요법군으로 나눠 비교됐으며 환자의 생존율과 항암치료 중단 여부를 주요 평가 지표로 삼았다.
분석 결과 병기 3기 환자 중 70세 이하 환자에게는 옥살리플라틴 기반 치료가 생존율을 유의하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령대에서 옥살리플라틴 치료를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4.8%로 비투여군(78.1%)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반면 70세를 초과한 환자군에서는 생존율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항암치료 중단율이 증가해 치료 지속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그 원인으로 지목됐다. 병기 2기 환자에게는 연령과 무관하게 옥살리플라틴 추가로 인한 생존 이득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대장암 치료에서 연령에 따라 항암치료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입증한 데 의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강상희 교수는 “70세를 기준으로 옥살리플라틴의 생존 이득이 유의하게 달라지는 것을 확인해 고령 환자에게 획일적인 치료가 아닌 개별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게 됐다”며 “옥살리플라틴은 항암 효과가 뛰어난 약물이지만, 신경독성 등 부작용으로 치료 지속이 어려워지고 삶의 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고령 환자에게는 생리적 기능, 동반 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밀한 치료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학협회(JAMA)에서 발행하는 의학 및 보건의료 전 분야를 다루는 국제 전문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2~3기 고령층 대장암환자의 옥살리플라틴 효과분석’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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