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보다 딸이 더 든든”…한국, 세계 최고 ‘여아 선호’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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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노후 부양·돌봄을 맡길 수 있다는 기대 속에, 한국 사회에서 ‘여아 선호’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12일 여론조사기관 갤럽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44개국 성인 남녀 4만 47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한국인의 28%가 ‘딸’을, 15%가 ‘아들을 원한다’고 답해 일본·스페인·필리핀(각 26%)을 제치고 조사 대상국 중 ‘여아 선호도’ 1위를 기록했다.

실제로 국내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8일 발표한 ‘2025 자녀·육아 인식조사’에 따르면 전국 성인남녀 1000명 중 ‘아들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데엔 35%가 동의한 반면, ‘딸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데엔 63%가 동의했다.

출생 성비 변화도 이러한 인식 전환을 뒷받침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0년 출생 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116.5명으로 심각한 남아 선호와 여아 낙태 현상이 2000년 초반까지 이어졌지만, 2008년 이후 점차 안정돼 2023년에는 105.1명으로 자연 성비 범위(103~107명)에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여아 선호 역전의 주요 배경으로 ‘부모의 노후 부양·돌봄 역할’을 딸에게 기대하는 사회 분위기를 지목했다.

한양대 임상간호대학원 연구에 따르면 치매 노인을 돌보는 가족 중 82.4%가 여성이며, 이 중 ‘딸’이 42.4%로 가장 많은 반면 ‘아들’은 15.2%에 그쳤다. 연구진은 “현실에서 노후 돌봄의 상당 부분을 딸이 책임지며 ‘딸이 더 든든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성별 선호에 ‘교육 수준’과 ‘국가 소득 수준’도 영향을 미쳤다.

갤럽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저학력 응답자는 아들을 가장 선호했지만(17%), 고학력 응답자는 ‘성별이 중요하지 않다’(65%)고 답했다. 저소득 국가에서는 남아 선호 비율이 19%였고, 성별이 중요하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61%에 그쳤다. 반면 고소득 국가에서는 남아 선호도가 14%로 가장 낮았으며, 성별이 중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66%로 가장 높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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