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도 안심 못한다….조용히 진행되는 ‘간 질환’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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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성 간질환 환자 40~50대 남성 비중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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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은행원 김모씨는 어느 날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간경화’ 진단을 받았다. 조기 퇴직을 앞두고 밀려오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달래기 위해 매일 마시던 술이 화근이었다. 이후 건강 상태는 더욱 나빠졌으며 결국 간 이식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지만 김씨는 아직도 술을 끊지 못하고 있다.

비교적 젊은 연령대인 40·50대에서 간 질환 환자가 늘고 있다. 한때 중장년 이후의 병으로 여겨졌던 간경화와 간암이 이제는 사회활동이 한창인 연령층으로 이어지고 있다.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테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 9만5875명 가운데 40~50대 남성이 3만4825명으로 전체의 36.3%를 차지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로 인해 간세포에 중성 지방이 많이 축척된 상태로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방치되기 쉽다. 이 상태에서 음주를 계속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알코올 간염으로, 더 나아가면 간경화로 진행될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병증이 진행되면 오른쪽 상복부 불편감과 둔한 통증, 피로감, 나른함,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알코올성 간염은 무력감, 피로감, 발열, 오심, 구토, 식욕부진, 황달 등이 생긴다.

한 번 진행된 간경화는 간의 재생 능력이 떨어져 회복이 어렵고, 복수, 황달, 간성혼수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상태가 더 심해질 경우, 간암으로 이어져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다.

또 B형·C형 간염은 만성 간염으로 진행될 경우, 간경화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B형 간염은 예방접종만으로 감염을 막을 수 있어 예방백신을 제때 접종하고, 간염 보유자는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간 기능 검사를 통해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간암은 5년 생존율이 40%를 밑돌고 재발 위험도가 높아 여전히 고위험 암으로 분류된다. 예방을 위해선 금주는 필수적이며, 정기적인 간 검사가 치료의 핵심이다.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원장은 “우리나라는 20대부터 과도한 음주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에서 간경화 발생률이 높은 편”이라며 “말기 상태에 이른 알코올성 간 질환은 회복이 어렵고, 간 이식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으로부터 간 이식을 받고도 다시 술을 마셔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있다”며 “술을 끊는 것은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전문적인 치료와 가족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영역이며, 건강 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관련 치료기관을 찾아 상담과 전문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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