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신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마약범죄수사1계 계장이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청사에서 부정의약품 제조 유통 혐의 피의자 검거 발표를 하고 있다. 마약범죄수사대는 홍콩에서 밀수입한 전문의약품인 에토미데이트와 프로폭세이트를 시중에 판매되는 액상 담배와 일정 비율 혼합하여 부정의약품을 제조, 강남 일대 유흥업소 등에 유통한 피의자 등 총 10명을 검거하고 해외로 도주한 외국 국적 피의자 2명에 대해 인터폴 저색수배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2025.08.13 뉴시스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의약품을 전자담배 카트리지에 혼합해 판매한 일당이 대거 적발됐다. 이 카트리지는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13일 오전 10시께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서 부정의약품을 유통해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제조·유통책 3명, 밀수입책 2명 등 총 10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태국으로 도주한 총책 2명은 인터폴에 적색수배해 추적 중이다.
이들은 최면과 진정 작용이 있는 에토미데이트(Etomidate)와 프로폭세이트(Propoxate)를 시중에 판매되는 액상담배에 혼합해 987개의 전자담배 카트리지를 제조하고, 강남 일대 유흥업소 종사자 등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에토미데이트는 전신마취를 유도할 때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이고, 프로폭세이트는 식약처에서 국내 사용이 지정되지 않은 전문의약품으로 주로 물고기 마취에 사용된다.
두 의약품은 최근 홍콩에서 우주 오일(space oil)로 불리며, 청소년 사이 빠르게 퍼져 홍콩 정부가 마약과 같은 등급으로 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경찰은 지난해 7월께 강남 유흥업소 종사자가 케타민을 투약한다는 제보를 받아 케타민 소지·투약 혐의로 유흥업소 종사자를 최초 검거했다.
이후 유통상선을 추적해 제조·유통책이자 핵심 피의자인 40대 남성의 주거지에서 ▲에토미데이트 750㎖ ▲프로폭세이트 750㎖ ▲액상담배 432㎖ ▲부정의약품이 담긴 전자담배 카트리지 513개 ▲현금 2억4800만원을 발견해 압수했다.
태국으로 도주한 총책 2명은 부부 관계인 프랑스 국적 40대 남성·미국 국적 30대 여성으로, 지난해 5월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남성·30대 여성 부부를 제조·유통 및 밀수입책으로 포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당은 홍콩에서 밀수입한 전문의약품을 액상담배에 혼합하면 향이 희석되고, 일반 전자담배와 동일한 외형을 갖춰 거부감이 적은 점을 노렸다. 실제로 딸기향·포도향·복숭아향 등 다양한 종류의 액상담배로 구매자 기호를 맞췄다.
제조·유통책은 지난해 5월17일부터 10월7일 사이 하부 유통책과 유흥업소 종사자들에게 전자담배 카트리지 174개를 판매했다. 이들은 유흥업소에 손님으로 방문해 여성 종사자들과 술을 마시다가 무료 샘플을 제공한 후 “불법이 아니며, 검출되지 않는 약물”이라거나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약물”로 홍보했다.
구매 수량에 따라 개당 가격을 20~30만원으로 다르게 하고 해외 판로도 준비했다. 한 유통책은 총책의 지시를 받아 카트리지 300개를 여행용 가방에 숨겨 지난해 10월4일 태국 방콕 공항에서 불상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새로 적발된 프로폭세이트가 마약류로 지정되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제도개선을 요청했다. 식약처는 오는 9월1일부터 프로폭세이트를 임시 마약류로 지정하는 내용을 입법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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