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효과”…강남 유흥가 파고든 ‘우주오일’ 섞은 전자담배, 정체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13일 1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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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청사에서 열린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부정의약품 제조 유통 혐의 피의자 검거 발표장에서 관계자가 피의자에게 압수한 액상 담배와 카트리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마약범죄수사대는 홍콩에서 밀수입한 전문의약품인 에토미데이트와 프로폭세이트를 시중에 판매되는 액상 담배와 일정 비율 혼합하여 부정의약품을 제조, 강남 일대 유흥업소 등에 유통한 피의자 등 총 10명을 검거하고 해외로 도주한 외국 국적 피의자 2명에 대해 인터폴 저색수배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2025.08.13. [서울=뉴시스]
해외에서 밀수입한 전문의약품 ‘에토미데이트’ ‘프로폭세이트’ 등을 액상담배와 섞어 제조한 뒤 서울 강남 유흥업소에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13일 총책과 유통책 등 10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해 이 중 일부를 구속하고, 해외로 도주한 외국 국적 피의자 2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발부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사용한 전문의약품 1500ml, 액상담배 432ml, 전자담배 카트리지 513개, 현금 2억4800만 원을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외국인 부부 총책 A 씨와 B 씨는 지난해 5월 지인 5명을 끌어들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을 만들고 의약품 밀수·제조·유통에 나섰다. 홍콩에서 밀수입한 에토미데이트, 프로폭세이트를 시중 액상담배와 7 대 3 비율로 섞어 전자담배 카트리지 987개를 제조한 뒤 강남 일대 유흥업소 종사자에게 판매했다. 일부는 하부 유통책을 통해 카트리지 174개를 판매했고, 300개는 여행용 가방에 숨겨 태국 방콕공항에서 제3자에게 전달했다. 카트리지는 10개 미만 단위로 30만 원 안팎에 거래됐다.

이들은 유흥업소를 손님으로 가장해 종업원에게 “불법이 아니다”라고 속이며 첫 사용을 유도했다. 이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홍보하며 판매를 확대했다.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청사에서 열린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부정의약품 제조 유통 혐의 피의자 검거 발표장에서 관계자가 피의자에게 압수한 카트리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마약범죄수사대는 홍콩에서 밀수입한 전문의약품인 에토미데이트와 프로폭세이트를 시중에 판매되는 액상 담배와 일정 비율 혼합하여 부정의약품을 제조, 강남 일대 유흥업소 등에 유통한 피의자 등 총 10명을 검거하고 해외로 도주한 외국 국적 피의자 2명에 대해 인터폴 저색수배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2025.08.13 [서울=뉴시스]
경찰 수사는 지난해 7월 강남 유흥업소 종사자의 케타민 투약 제보에서 시작됐다. 수사팀은 케타민 유통 경로를 추적하던 중 피의자 주거지 압수수색에서 대량의 의약품 혼합 액체를 발견했고, 휴대전화 분석으로 공범을 특정해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에토미데이트는 전신마취 유도에 쓰이는 전문의약품으로, 프로포폴과 마찬가지로 오남용 위험이 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약류 지정 입법을 예고했다. 또 다른 사용 약품인 프로폭세이트는 해외에서 주로 물고기 마취에 쓰이며, 국내 사용이 지정되지 않은 전문의약품이다. 홍콩에서 ‘우주오일’(Space oil)로 불리며 전자담배 형태로 확산해 문제가 됐는데 국내에도 들어온 것이다. 식약처는 경찰 요청에 따라 프로폭세이트를 임시 마약류로 지정 예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문 의약품의 불법 유통과 오남용은 심각한 사회 문제”라며 “유사 범행을 막기 위해 관련 제도 개선을 관계기관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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