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방지용’ 회전봉 난간, 한강 다리 8곳에 추가 설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13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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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간 잡으면 빙빙 돌아 못 올라가게

일부 한강 다리에 설치된 ‘회전봉 안전 난간’이 다른 다리로 확대된다. 투신 방지 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이다.

13일 서울시는 마포대교 등 5개 한강 교량에 설치된 회전봉 안전 난간을 원효대교 등 다른 다리 8곳에도 확대 설치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연구 용역을 거쳐 투신 시도자와 사망자가 많은 곳 위주로 우선 설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당 난간은 맨 위엔 회전하는 봉이 2개 달려 있다. 투신 시도자가 난간을 넘으려 봉을 잡으면 봉이 회전하는 구조다. 난간을 단단히 붙잡기 어렵고 투신 시도자의 손이 미끄러져 난간 위로 올라갈 수 없도록 만든 것이다. 현재 서울 시내에는 한강대교(1.24km)와 마포대교(0.56km), 잠실대교(2.0km), 양화대교(1.66km), 한남대교(1.5km) 등 5곳에 회전봉 안전 난간이 설치되어 있다.

서울시는 회전봉 안전 난간이 투신을 방지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안전난간이 설치된 한강다리 3곳(잠실·양화·한남대교)에서 지난해 193명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는데, 전부 구조됐고 사망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2020년부터 4년간 이 3개 다리에서 투신한 사망자가 8명이었던 것과는 상반된 수치다. 서울시 관계자는 “2023년과 지난해에 걸쳐 안전난간이 해당 3개 다리에 새로 설치된 덕”이라고 밝혔다.

투신뿐 아니라 안전사고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안전 난간의 아랫부분은 일반 난간에 비해 촘촘하게 되어 있다. 난간을 받치는 기둥 사이로 물건을 떨어뜨릴 공간이 없게끔, 앞부분에 별도 철제 구조물을 덧대어 만들어졌다. 교량에서 물건이 떨어지면 둔치에 있던 행인 등이 크게 다칠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사고를 예방할 목적으로 설계된 것이다.

국민의힘 김재진 서울시의원이 시로부터 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한강 다리에서 발생한 투신 시도는 총 5341건이었다. 이 중 수난구조대 출동 등 구조 활동 덕에 97.2%가 생존했다. 20개 한강 다리 중에서는 마포대교가 전체 투신 시도 중 26.5%(1428건)를 차지했다. 잠실대교가 8.3%(448건), 한강대교가 7.6%(408건)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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