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가구에 대전시가 AI 돌봄로봇 ‘꿈돌이’를 제공하는 모습. 대전시 제공
대전시가 운영하는 AI 돌봄로봇 ‘꿈돌이’가 새벽 시간대 위기 상황을 감지해 70대 노인의 생명을 구했다. 로봇에 탑재된 위기 감지 기능이 ‘폭행’ ‘죽고 싶다’ 등 위험 발언을 인식하고 즉시 관제센터에 경보를 보낸 덕분이었다.
■ 새벽 2시, 로봇이 감지한 “살려줘”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2시경, 한 노인이 꿈돌이와 대화를 나누던 중 “폭행” “죽고 싶다” “살려줘”라는 단어를 반복했다. 로봇의 위기 감지 알고리즘이 이를 포착했고, 즉시 관제센터로 경보가 전송됐다.
관제시스템은 112와 연동돼 노인의 위치와 상황을 경찰에 전달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현장에 출동해 노인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 정신건강 치료 위해 입원 조치
조사 결과, 해당 노인은 조현병과 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자살 충동이 잦아 긴급 치료가 필요했다. 다음 날 오후, 보호자 동의 하에 정신건강 치료 시설로 입원했다.
이 노인은 평소 로봇과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정서적 교감을 나누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호자는 “로봇이 할머니 곁에 있어 큰 힘이 됐다”며 감사를 표했다.
■ 1000대 운영 중…위기 징후 조기 감지 기능 탑재
대전시는 2022년부터 ‘돌봄로봇 입양식’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올해 1월부터는 ‘대전형 지역사회통합돌봄사업’의 일환으로 자치구별 200대씩 총 1000대의 AI 돌봄로봇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운영 로봇들중 꿈돌이는 이용자에 대한 말벗, 생활 알림, 건강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자살·우울증 등 위기 징후를 조기에 감지해 관계기관과 보호자에게 자동 통보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AI가 이제 단순한 안부 확인을 넘어 실제로 생명을 지키는 단계까지 발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사람 중심의 정밀한 스마트 돌봄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전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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