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 ‘삶의 동반자’ 돼 가는 AI
‘AI와 인간’ 미래 담은 영화들… 완벽한 남친에 죽은 남편까지 재현
AI에게 빠져드는 사람 심리 묘사… 기술 고도화로 가까운 미래처럼 보여
영화 ‘아임 유어 맨’에서 주인공 알마가 로봇인 톰과 들판에 누워 대화하고 있는 장면. 알마는 상대가 휴머노이드 로봇임을 알면서도 자신이 찾던 완벽한 남성을 만난 듯한 생각에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고뇌한다. 콘텐츠게이트 제공
“난 당신의 행복을 위해 설계됐어요.”(영화 ‘아임 유어 맨’)
나만을 위해 만들어진 완벽한 인공지능(AI) 로봇이 이렇게 말한다면, 그리고 그 로봇이 나를 사랑한다고 말한다면 우린 과연 어떤 감정을 느낄까.
AI가 고도화, 대중화하면서 AI와 인간의 사랑 그리고 기계와 인간의 교류를 다룬 영화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용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AI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의 영화 ‘그녀(Her)’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들이 우리 앞에 닥친 현실을 일찌감치 예견했다. 작품에서 AI는 어떻게 묘사됐고, 또 어떤 미래를 보여주고 있을까.
2021년 개봉한 영화 ‘아임 유어 맨’은 사랑과 인간성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로맨스 영화다. 여주인공 알마(마렌 에게르트)는 여느 소개팅과 다를 것 없는 만남 자리에서 로봇 ‘톰’을 만난다. 고고학자인 알마는 연구비를 마련하기 위해 배우자를 대체할 로봇을 테스트하는 실험에 참여한다. 실험 조건에 따라 이들은 3주 동안 함께 살아야 한다. 돈이 필요하지만 ‘사랑은 필요 없다’는 알마에게 톰은 그저 로봇일 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알마는 톰에게 마음을 여는 자신을 발견한다.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한 톰은 알마에게 치명적일 만큼 완벽한 배우자상이기 때문. 하지만 동시에 알마는 너무도 완벽한 톰에게 두려움도 갖는다. 알마는 “모든 욕구가 충족되는 건 인간에게 건강하지 않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조던 해리슨의 퓰리처상 수상 희곡을 원작으로 2017년 개봉했던 영화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은 시간적 배경이 2050년이다. 치매로 기억이 흐려져 가는 85세의 마저리(로이스 스미스)는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의 젊은 시절을 빼닮은 AI 홀로그램 ‘프라임’과 함께 살아간다. 이 AI 시스템은 사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끊임없이 학습하고, 죽은 남편의 성격과 기억을 점차 닮아간다. 가족들은 어머니가 AI와 살아가는 것에 대해 복잡 미묘한 감정을 품게 되지만, 영화에서 AI는 치매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2015년 개봉한 ‘엑스 마키나’는 인간과 AI의 긴장감을 그려낸 SF 스릴러다. 한 연구소에서 AI 로봇 ‘에이바’를 만난 젊은 프로그래머 케일럽(도널 글리슨)은 에이바가 진정한 자아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차례 대화를 나눈다. 자신이 곧 파괴될 운명이라는 걸 알게 된 에이바는 연구소를 탈출하기 위해 도움을 청한다. 자의식을 갖게 된 AI를 인간은 어떻게 대해야 할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해야 할 순간이 어쩌면 그리 머지않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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