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 모자 앗아간 불길…父 “방에서 스쿠터 배터리 충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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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8월 18일 1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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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 주민 “펑·땅땅 터지는 소리, 부탄가스나 도시가스 터지는줄”
아파트 화재 감식…소방 “리튬 2차 전지 추정, 종합적 입증 돼야” 감정 의뢰 방침

18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소방, 경찰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2025.8.18/뉴스1
18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소방, 경찰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2025.8.18/뉴스1
모자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마포구 창전동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전동 스쿠터에 사용되는 걸로 추정되는 배터리 팩이 발견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18일 오전 화재 현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배터리는) 리튬 2차 전지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처럼 밝혔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17일) 오전 8시 11분 ‘검은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최초로 접수됐고, 10시 42분쯤 완전히 꺼졌다.

이번 화재로 불이 시작된 14층의 한 세대에 있던 60대 여성 1명과 20대 남성 1명 등 모자 2명이 숨졌으며, 60대 아버지 A 씨 등 13명이 부상했다. 주민 89명이 대피했다.

18층에서 발견된 A 씨는 등에 화상을 입었다. 그는 아들이 평소 방 안에서 전동 스쿠터 배터리를 충전해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현장 옆 동에 사는 유 모 씨(67)는 “펑하고 땅땅 터지는 소리가 나서 봤더니 벌써 불이 훨훨 타고 있었다”며 “부탄가스나 도시가스가 터지는줄 알았다”고 말했다.

여러 정황상 아들 방에서 충전 중이던 전동 스쿠터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아직 화재 원인을 단정지을 순 없다고 소방 관계자는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원인이 될 만한 것들을 증거물로 채택해 감정 기관에 맡겨야 된다”며 “종합적인 입증이 돼야 된다”고 했다.

소방당국과 경찰, 전기안전공사 등은 이날 오전부터 합동감식에 나섰다. 구체적인 화재 원인은 추후 감정 기관의 분석을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한편, 불이 시작된 14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인명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2년 7월 28일부터 16층 이상의 층에 스프링클러 설비를 갖춰야 한다는 조항이 소방법 시행령에 삽입됐다.

2005년 1월부터는 11층 이상 건물의 전 층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는 조항이 생겼고, 2018년 1월 27일부터는 6층 이상 건물 전 층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이번에 불이 난 아파트는 법 개정 이전인 1998년에 준공돼, 11층 이상 스크링클러 설치 관련 규정을 소급해서 적용받지 않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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