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학대로 희생된 흰오리 ‘이순이’. ‘오리 엄마’ 채널의 운영자인 A씨에 따르면 목 뒷 부분에 둔기로 맞은 듯한 상처가 발견됐다. (출처=유튜브 ‘오리 엄마’ 갈무리)
지역 주민의 사랑을 받던 안양시 삼성천 오리 ‘이순이’가 둔기에 맞아 죽은 채 발견됐다. 이 오리는 한때 학대당했다가 극적으로 살아남았으나 결국 안타까운 결말을 맞았다.
17일 유튜브 채널 ‘오리 엄마’를 운영하는 A 씨는 삼성천 오리 가족 중 한 마리인 ‘이순이’가 사체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삼성천 오리 가족은 2023년 6월경 안양시 삼성천에 방사된 동물로,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 목 부위에 상처…‘둔기로 맞은 흔적’ 있었다
유튜버 ‘오리 엄마’를 운영하는 A씨는 16일 새벽 흰오리 ‘이순이’가 학대를 당해 숨진 것을 발견했다. (출처=유튜브 ‘오리 엄마’ 갈무리)A 씨는 지난 16일 새벽 5시경, 평소처럼 오리들에게 먹이를 주러 갔다. 그런데 늘 먼저 다가오던 오리인 ‘삼순이’가 갑자기 A 씨를 피하기 시작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A 씨는 주변을 수색하다가 냇가 근처에서 목 부위에 상처를 입고 죽어 있는 이순이를 발견했다.
A 씨는 “목 부분에 둔기에 맞은 듯한 상처와 함께 싸늘하게 죽어있었다. 기가 막혔고 하염없이 눈물만 나왔다”고 설명했다. ■ 오리 가족 셋 중 두마리 학대로 죽어
지난해 4월경에도 이순이는 학대를 당해 한 눈이 실명됐다. A씨는 이순이를 치료 후 보호하다 다시 방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유튜브 ‘오리 엄마’ 갈무리)이순이는 지난해 4월에도 누군가 던진 돌에 맞아 다친 뒤 구조됐다가 다시 삼성천에 방사된 오리다.
당시 A 씨는 오리들의 날개와 얼굴이 상처 입은 것을 발견했다. 이순이는 한쪽 눈을 실명했고, 또 다른 오리 ‘일순이’는 큰 부상을 입어 그해 여름에 죽었다.
이 사건을 벌인 범인은 미성년자로, 아직 형사책임 연령이 되지 않은 ‘촉법소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17일 게시한 영상에서 “이전 사건 때는 촉법소년이라 처벌이 안 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삼성천 오리 가족 중 두 마리가 사라졌다. 남은 오리는 삼순이뿐이다. A 씨는 “삼순이가 밥을 먹지 않는다. 너무 가엾고 안타까워 눈물만 난다”고 말했다.
■ 구청 “현수막 훼손 확인…추가 조치 예정”
지난해 4월경 벌어진 학대 사건 이후 시청에서 부착한 현수막. 동물학대가 범죄 행위임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오리 엄마’ 갈무리)안양시 만인구청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발견 지점에서 추가 조치 사항을 확인하고 있다. 야생동물 학대는 법 위반에 해당하여, 현수막 게시 등 추가 홍보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건 당시에 경고 현수막은 있었으나, 최근에 현수막이 훼손돼 있었다는 제보도 있었다고 전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소유자 없이 배회하는 야생동물을 포획하거나 학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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