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이윤희실종사건 공식채널’ 영상 갈무리
19년 전 실종된 전북대 수의대생 이윤희 씨(당시 29세)를 찾기 위해 가족이 세워둔 등신대(실물 크기 사진)를 훼손한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18일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40대 남성 A 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5월 8일 저녁 8시 20분쯤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한 도로 옆에 있던 이 씨의 등신대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 마스크로 얼굴 가리고 범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A 씨는 준비해 온 커터칼로 고정 끈을 자른 뒤 등신대 전면이 보이지 않도록 풀숲에 엎어놓고 자리를 떠났다. 이후 다시 돌아와 등신대를 반으로 쪼개는 등 추가로 훼손하고 유유히 사라졌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A 씨를 검거했으며, 조사 끝에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
A 씨는 이 씨와 같은 학과에 재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실종사건과의 연관성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 2006년 종강모임 후 귀가 한 뒤 행방 묘연
유튜브 ‘이윤희실종사건 공식채널’ 영상 갈무리
이윤희 씨는 2006년 6월 5일 저녁, 전북대 수의학과 동료 40여 명과 종강 모임을 가진 뒤 다음 날 새벽 2시 30분경 약 1.5㎞ 떨어진 원룸으로 귀가한 것을 끝으로 행방이 묘연해졌다.
이후 19년이 흐른 지금까지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부모는 지난 5월 전주 시내 주요 도로에 등신대 6개를 설치하며 시민들의 제보를 호소해왔다.
■ “산산이 부서진 딸의 모습만 바라봤다”
이 씨의 부모는 18일 ‘이윤희 실종사건’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등신대 파손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이들은 “어버이날, 나와 아내는 산산이 부서진 딸의 모습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며 깊은 상실감을 토로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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