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승마경기 개최 무산, 두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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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협회, 시설-마방 미비 등 이유
2014년 전국체전 경기 내륙 변경
내년 ‘107회 체전’ 제주에서 열려
마방 증설-보수 등 시설확보 나서

지난해 제주대 승마장에서 열린 승마 경기. 내년 제107회 전국체전 승마 경기가 이곳에서 열린다. 제주도승마협회 제공
지난해 제주대 승마장에서 열린 승마 경기. 내년 제107회 전국체전 승마 경기가 이곳에서 열린다. 제주도승마협회 제공
2014년 10월 15일 대한승마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제주에서 개최 예정인 제95회 전국체육대회 승마 경기를 내륙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제주대 승마경기장의 바닥 재질과 배수 시스템에 문제가 있고 마방도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대회는 같은 해 10월 29∼30일 인천 드림파크 승마장에서 열렸다.

경기장 건설을 위해 72억 원을 투자한 제주도는 승마협회 결정에 강력히 반발했다. 일각에서는 당시 정부 실세였던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가 배후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최 씨의 딸이 전국체전 한 달 전 인천 드림파크 승마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며 익숙한 경기장이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곧바로 민사소송 준비에 착수했고, 2015년 2월 대한승마협회와 감독기관인 대한체육회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017년 12월 최종 승소해 대한체육회로부터 2억7300만 원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제주도가 승마협회의 계속된 보완 요구를 받아들였으나, 승마협회는 일방적인 실사 후 개최 불허를 결정했다”며 “이는 기대권을 침해한 불법 행위”라고 판단했다.

제주도는 2014년 전국체전 ‘승마장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내년 제107회 전국체전 개최를 앞두고 일찌감치 “승마 경기는 제주에서 열린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대한승마협회 기준에 따르면 전국 규모 승마경기장은 마장마술 경기장 40mX80m, 장애물 경기장 60mX67m 이상, 200칸 이상의 마방, 심판실·방송시설·관중석 등 부대시설을 갖춰야 한다. 현재 제주대 승마장은 실내 마장 40mX80m, 실외 마장 80mX120m, 마방 53칸을 보유하고 있어, 마방 150칸 증설과 실외 마장 배수 개선, 바닥 보수, 심판실 등 부대시설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제주도는 현재 사업비 30억 원을 확보했으며 설계 용역 결과에 따라 추가 재원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설계 단계부터 대한승마협회와 긴밀히 협의하며 사업을 추진 중이며, 2026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인허가 절차와 공사에 나서고 있다.

이달 6일 현장을 찾은 대한승마협회 사무처장, 실무 부회장, 선수위원장은 “국제 규격 경기장이 갖춰지면 전국체전은 물론 국제대회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설 조성과 말 운송 지원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강동균 제주도 전국체전기획단장은 “국제 규격 승마장 조성은 말의 고장 제주의 위상을 한층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성공적인 대회 개최와 제주 말 산업 발전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6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는 9월 11일부터 16일까지 도내 38개 경기장에서, 전국체육대회는 10월 16일부터 22일까지 도내 73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이후 2027년 제55회 전국소년체육대회와 제21회 전국장애인학생체육대회, 2028년 전국생활체육대축전과 제7회 전국어울림생활체육대축전도 연이어 제주에서 개최된다.

#승마경기#무산#대한승마협회#107회 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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