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위험구역 작업시 열차운행 중단” 업무규정 안 지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0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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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사고 직전 작업자들 이동중
상하행 화물열차-무궁화호 지나가
열차 접근 경보음 못 들었을 가능성

20일 오후 경북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노동 당국 등 합동감식에 참여한 기관 관계자들이 경북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경부선 무궁화호 열차 사고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2025.8.20/뉴스1
19일 경북 청도에서 무궁화호 여객열차가 작업자들을 덮쳐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친 사고와 관련해 ‘위험구역 작업 시 열차 운행을 멈춰야 한다’는 업무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열차 접근을 알리는 경보 기기가 4대 있었지만, 인근을 지나던 교행 열차 탓에 경보를 제대로 듣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20일 코레일 ‘작업시행 점검표’에 따르면 선로 외측레일 2m 이내 위험구역에서 작업할 때는 반드시 열차 운행을 차단해야 한다. 그러나 사고 당시 작업자들이 철길을 따라 이동하는 사이 열차가 그대로 운행되면서 지침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사고는 작업 중이 아니라 이동 중에 발생했으며, 애초 점검하기로 한 옹벽은 선로에서 2m 이상 떨어져 있다”고 반박했다. 계약에 없던 작업이 진행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는데, 코레일은 “정기 구조물 점검 계약에 옹벽도 포함돼 있다”고 해명했다.

19일 경북 청도에서 무궁화호 여객열차가 선로 점검 인력을 덮쳐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직전 인근 상점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 무궁화호가 지나간 직후 반대편 선로에서 화물열차가 올라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열차가 무궁화호보다 먼저 지나간 탓에 작업자들이 사고 열차가 다가온다는 경보음이나 접근 소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독자 제공
19일 경북 청도에서 무궁화호 여객열차가 선로 점검 인력을 덮쳐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직전 인근 상점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 무궁화호가 지나간 직후 반대편 선로에서 화물열차가 올라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열차가 무궁화호보다 먼저 지나간 탓에 작업자들이 사고 열차가 다가온다는 경보음이나 접근 소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독자 제공
동아일보가 확보한 사고지점 100m 거리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하행 무궁화호(사고 열차)와 상행 21량 화물열차가 거의 동시에 사고 지점을 통과하는 장면이 찍혔다. 이 때문에 작업자들이 열차 접근 경고음을 놓치거나 다가오는열차 소리를 듣지 못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경찰 관계자는 “교행 열차가 사고 인지에 영향을 줬는지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일 합동 감식을 진행한 경찰은 작업자 7명 중 4명이 휴대전화에 경보 앱을 설치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레일 폭이 155㎝, 무궁화호 차체 폭이 280㎝로 선로보다 크게 돌출돼 있었다”며 “차체가 선로 폭보다 많이 튀어나와 있다보니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무궁화호 블랙박스와 CCTV를 확보했다. 대구지검은 전담팀을 구성해 코레일과 하청업체의 관리 책임과 업무상 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청도 열차 사고#무궁화호#화물열차#경고 애플리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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