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옥상정원’ 23년간 축구장 45개만큼 생겼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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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785개 건물 옥상에 녹지 마련… 열섬현상 완화해 기온 낮추는 효과
서울 노원구 월계도서관 옥상 등
3곳에 1013㎡ 규모로 신규 조성
하반기 보라매병원 등 3곳 추가

올 4월 서울 노원구 월계도서관 옥상에 조성된 ‘옥상정원’의 모습. 시는 올해 상반기 월계도서관을 포함한 3곳에 총 1013㎡ 규모의 옥상정원을 조성했다. 하반기 성동구 등 3곳에 1214㎡의 옥상정원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시 제공
올 4월 서울 노원구 월계도서관 옥상에 조성된 ‘옥상정원’의 모습. 시는 올해 상반기 월계도서관을 포함한 3곳에 총 1013㎡ 규모의 옥상정원을 조성했다. 하반기 성동구 등 3곳에 1214㎡의 옥상정원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시 제공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초록빛 풍경 속에서 책을 읽으니 마음이 한결 쾌적하네요.”

18일 오후 3시 서울 노원구 월계도서관 옥상에 설치된 파라솔 그늘 아래에서 책을 읽던 한 시민이 말했다. 옥상 240㎡ 공간에는 잘 다듬어진 파란 잔디가 펼쳐져 들판을 이루고 있었고, 그 주변에는 붉은 꽃이 핀 배롱나무가 빼곡히 심겨 있었다. 난간 가까이에는 하얀 풀꽃이 자리해 콘크리트 건물의 삭막함을 누그러뜨리고 있었다. 마치 도심 한가운데 작은 정원이 들어선 듯한 풍경이었다. 이곳은 그동안 시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공간으로 방치돼 있었다. 하지만 올해 4월 서울시가 ‘옥상정원’으로 탈바꿈시키면서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 옥상정원 등 도시숲, 기온 3∼7도 낮춰

서울시는 여름철 건물의 온도를 낮추고 겨울철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옥상정원을 조성하고 있다. 올해는 월계도서관을 비롯해 은평구 구립예가어린이집, 강동구 온조대왕문화체육관 등 3곳에 총 1013㎡ 규모의 옥상정원이 조성됐다.

은평구 구립예가어린이집의 경우 방치된 345㎡ 옥상이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정원으로 변모해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을 가까이 체험할 수 있게 됐다. 강동구 온조대왕문화체육관 옥상 428㎡ 에는 초화류 위주의 정원과 산책로가 들어서 주민들이 체육관 이용 전후에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도심 속에서 자연을 접하면서 동시에 옥상에서 내려다보는 도시 풍경까지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월계도서관 옥상정원에는 아이들이 잔디밭을 뛰어다니며 놀고, 파라솔이 설치된 벤치에서는 시민들이 책을 읽거나 대화를 나누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정원 한편에는 사진을 찍는 가족도 있었다. 독서를 즐기던 한 시민은 “아무리 시원해도 실내 도서관에만 있으면 답답한데, 이렇게 초록이 가득한 공간이 바로 위층에 마련돼 있으니 숨통이 트인다”고 말했다.

최근 8월 중순을 지나도 체감온도가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옥상 녹화의 효과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옥상정원과 같은 ‘도시숲’은 빌딩과 도로가 열을 가두는 열섬현상을 완화해 도시 기온을 평균 3∼7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건물 옥상이나 벽면에 식물을 심을 경우에도 최대 5도가량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하반기에도 1214㎡의 옥상정원 추가 조성

서울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부족한 생활권 녹지를 확보하기 위해 옥상정원 조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2002년 시작돼 지난해까지 23년 동안 서울 시내 785개 건물 옥상에 약 33만 ㎡ 의 녹지가 마련됐다. 축구장 45개 규모에 해당한다. 시는 올해 하반기에도 보라매병원,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군자차량기지, 중랑구 한마음교회 옥상 등 3곳에 1214㎡ 의 옥상정원을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도심 속 녹지공간 확충은 폭염 완화뿐 아니라 시민의 정신적·신체적 건강 증진에도 크게 기여한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옥상정원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 옥상정원#옥상정원 조성#옥상정원#기후변화#생활권 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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