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생이 경기도에 청원…“가해행위 방치하면 반복될 일”
화성시, 회원 대상 간담회…강사와 별도 면담 진행할 예정
시 관계자 “체육센터 프로그램 운영·회원관리 실태 살필 것”
ⓒ뉴시스
경기 화성도시공사가 운영하는 화성시 반월체육센터에서 일하던 스포츠 강사가 생을 마감하려다 구조됐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2일 강좌 수강생 A씨가 경기도 청원게시판에 ‘반월동 체육센터 댄스로빅 수업 관련 안전문제 및 수업 폐강 촉구’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21일 반월체육센터 등에 따르면 A씨는 청원에서 “소수 회원들의 반복적인 괴롭힘으로 담당 강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가해 집단은 새로운 강사를 선정해 강의를 재개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센터 측은 강사의 자살시도와 센터와의 연관성이 없다며 강사와 계약을 종료하고 수업을 재개하려한다”면서 “이는 가해행위를 방치하고 (똑같은 상황의) 재발가능성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즉각적인 폐강조치와 문제 집단에 대한 강력한 경고,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반월체육센터 ‘댄스로빅’ 강사 B씨는 지난달 28일 다량의 약물을 복용한 직후 모 종편방송 프로그램에 센터 내 수강생들의 괴롭힘을 방송해 달라며 제보했다. 프로그램 제작진이 109번으로 전화하라고 하자 B씨는 몽롱한 상태에서 해당 프로그램의 제보전용 번호라고 인식해 안내받은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B씨의 전화를 받은 상담사가 인력을 급파해 그를 구조했다. 109는 자살예방 통합상담번호다.
B씨는 지난달 일부 회원들이 주도적으로 강사의 수업진행을 방해하며 인격적인 괴롭힘을 가했다며 반월체육센터에 휴강을 신청, 체육센터가 같은 달 31일까지를 기한으로 해당 강좌를 휴강했다.
B씨가 휴강 직전 자필로 작성해 반월체육센터에 제출한 휴·폐강 사유서에는 ‘질문을 가장한 설명 흐름깨기’ ‘전 강사의 동작 고수’ ‘줄 바꾸기 거부’ 등의 구체적인 수업방해 행위와 함께 악성소문과 센터 내 왕따시키기 등 강사를 욕보이는 행위에 대해 센터 측이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B씨는 “센터에서는 수업을 방해하던 회원들과 분리해 달라는 제 요구는 받아주지 않았다. 월·수·금요일 8시와 9시 수업을 제안받았는데 9시 수업으로 이 분들과 분리조치가 안 된다는 말을 했다. 수차례 수업재개 여부를 묻는 문자를 보내와 압박감도 느꼈고 이분들이랑 수업하는 게 아니라면 계약해지가 되는구나라는 생각에 불안감이 커지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월체육센터장은 “휴강 이후 댄스로빅 회원들을 대상으로 구두 경고하고 GX룸 이용수칙을 만들었다. B씨에게는 분리조치를 위한 8시 강의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B씨가 분리조치가 어렵다고 들었다는 대목과는 대치된다.
또 반복적인 문자와 관련해서는 “선생님과 전화통화가 안 됐다. 8월 강의를 어떻게 할 지 우리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 문자를 자주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일부 회원들의 수업방해와 관련해서는 “폐쇄회로(CC)TV와 녹취본 등을 가지고 수업방해 정황을 살피고 자문을 받았지만 법적효력이 있는 자료를 찾지 못했다”며 “다만 소통의 문제는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성시도 이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반월체육센터 댄스로빅 회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 형식의 의견을 청취하고 B강사와도 별도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강사와 회원 간의 관계를 정립하는 내부 규정과 프로그램 수강 대상과 신청·운영 등 회원관리 방법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B씨가 강습을 맡았던 ‘댄스로빅’ 프로그램은 지난 3월 ‘다이어트 댄스’라는 이름으로 개설됐다. 2명의 강사가 회원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그만 둔 후 폐강됐다. 이후 6월 ‘댄스로빅’으로 재개설됐다. B씨가 8월1일자로 근로를 포기하면서 지금은 네 번째 강사가 강습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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