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농업 대전환 프로젝트’
고령 농업인 농지 농업법인에 임대… 직접 농사지은 밀과 콩 등으로 요리
개업 후 2개월간 매출액 9000만 원
구미-포항-울진 등으로 모델 확산
‘농업 대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경북도가 농업을 중심으로 한 6차산업의 성공 모델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농업과 가공, 관광·서비스를 융합한 새로운 형태로 판로 개척 문제를 해소하고 농가 소득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들녘한끼 1호점’의 인기 메뉴인 순두부짬뽕과 콩국수, 마파두부. 음식에 들어간 콩과 밀 등은 들녘특구에서 공동영농으로 생산한 것들이다. 경북도 제공
경주시 천북면 성지리에 있는 ‘들녘한끼 1호 식당(성지콩밭)’은 올해 6월 문을 열었다. 중화요리점인 이 식당에서는 고기짜장과 순두부짬뽕, 콩국수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하루 평균 200여 명이 찾으며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직접 농사지은 밀과 콩 등으로 음식을 만드는 데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 전국 각지에서 경주를 찾아온 관광객들로부터 꼭 들러야 할 맛집으로 통하고 있다. 음식에 들어가는 쌀과 고추, 가지, 양파 등 모든 농산물 역시 지역에서 생산하는 신선한 재료다.
식당 매출은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개업 후 2개월 동안 매출액 9000만 원을 기록한 것이다. 매출액을 꾸준히 유지할 경우 연간 5억4000여만 원의 수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 식당은 경북도가 농업 대전환 프로젝트를 통해 조성한 공동영농 식량작물 들녘특구에 자리 잡고 있다. 도는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된 고령의 농업인이나 영세 농업인들을 모아 기업 주주 형태로 농지를 빌려줄 수 있도록 독려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대규모 농지를 형성한 뒤 농업법인에 임대해주는 방식으로 들녘특구를 운영하고 있다.
농업법인은 기존에 논이었던 이곳을 먼저 밭으로 개간했다. 그 덕에 밀과 콩, 양파, 감자 등을 1년 내내 농사지을 수 있는 이모작이 가능해졌다. 1년에 한 번 농사짓는 벼농사보다 수익은 배로 높아졌다.
경북 경주시 천북면 성지리 ‘들녘한끼 1호점(성지콩밭)’이 손님들로 가득 차 있다. 경북도 제공이 식당도 들녘특구를 운영하는 농업법인에서 개업한 것이다. 들녘에서 직접 생산한 우리 밀과 콩 등을 활용해 요리할 수 있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식당은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농번기에 주변 농가에 직접 새참을 배달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서다. 들녘특구에서 난 콩을 직접 가공해 판매하는 즉석 두부와 콩물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관광객들과 주민들의 재구매율이 높아 연 매출 3억 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들녘특구에서는 올해 연말부터 농촌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경주를 찾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농산물 수확과 가공, 요리 교실 등 단계적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농업을 중심으로 가공과 관광·서비스 등을 융합한 6차산업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들녘특구를 운영하는 광원영농조합법인의 최동식 대표는 “조용하던 시골 마을이 청년 유입과 관광객 방문으로 활력을 되찾았다. 경북 농업 대전환의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들녘특구 성공 모델은 구미와 포항, 울진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구미 특구에서는 우리 밀 가공 신제품 ‘구미밀가리’를 출시했다. 포항 특구에서는 체험 전용 딸기 하우스와 동화나라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울진 특구는 검정콩 계약재배를 통한 두유 가공으로 6차산업 소득 창출에 나서고 있다. 조영숙 경북도농업기술원장은 “들녘특구 사업이 농가소득 두 배 달성을 넘어 농산업으로의 전환을 이루고 있다. 지속적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 농업 혁신의 표준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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