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죄 성립 가능”…서울 아마추어 축구대회 ‘선수 폭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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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운영하는 아마추어 축구대회 ‘서울시민리그’ 경기 중 한 선수가 상대팀 선수의 뒤통수를 가격하는 폭행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다.

피해 선수의 소속팀인 서울 강북구 축구 클럽 FC피디아는 지난 25일 인스타그램에 당시 영상을 공개하며 “이 사건은 단순한 경기 중 충돌이 아닌, 의도적이고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피해 선수는 병원 치료가 불가피한 상황이며, 이는 선수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 팀, 나아가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운동장에서 열린 FC피디아와 중랑구 축구 클럽 FC BK의 예선 경기에서 벌어졌다. 영상에는 FC BK의 등번호 19번 A 선수가 뒤에서 다가와 FC피디아 B 선수의 후두부를 오른쪽 팔꿈치로 가격하는 장면이 담겼다. B 선수가 그대로 쓰러졌지만, A 선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경기를 이어갔다.

심판이 쓰러진 선수를 발견하고 경기를 중단하자, A 선수는 못 본 척하며 밟는 듯한 행동까지 보였다. 곧이어 그는 B 선수를 토닥인 뒤 자리를 피했고, 이에 분노한 B 선수는 벌떡 일어나 A 선수의 상반신을 쳤다. 그러나 ‘팔꿈치 가격’ 장면을 보지 못한 심판은 되레 B 선수에게만 옐로카드를 줬고, B 선수는 심판을 향해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신의 뒤통수를 가리키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에 FC피디아는 “이번 사태를 절대 가볍게 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서울시축구협회와 가해 팀을 상대로 이미 정식 이의 제기를 진행했다. 만약 공정하고 합당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주저 없이 법적 절차로 나아갈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가해 선수 소속팀인 FC BK도 사과문을 게시했다. FC BK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 경기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선수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본 구단은 이번 사안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A 선수에 대해 즉각적인 팀 방출 조치를 단행했다. 구단도 당분간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의 시간을 갖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B 선수는 전치 4주의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독자 60만명을 보유한 축구 유튜브 채널 ‘고알레’는 “피해자가 전치 4주 나왔다고 한다”며 “가격을 당하고 잠깐 기절했다더라. 오늘 아침 어지러워서 병원을 또 간다고 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형사·민사상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건호 변호사(법무법인 정향)는 해당 채널에서 “이 사람을 가격할 생각 자체 하나만으로 정말 위험한 방법으로 가격했기 때문에 고발한다면 상해죄는 성립할 가능성이 크다”며 “형사뿐만 아니라 민사로도 피해자분의 치료비, 직장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함에 따라 발생하는 손해, 위자료까지 전부 청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폭행 영상이 퍼지자 온라인에선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누리꾼들은 “사람 죽일 생각으로 휘두른 거 아니냐”, “자격정지가 아니라 살인미수”, “저걸 못 봤다니 심판도 문제”, “격투기에서도 저렇게는 안 한다”,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가해자는 꼭 처벌받고 그 어떤 스포츠도 두 번 다시 할 수 없게 해야 한다” 등 분노를 쏟아냈다.

대회 주최 측인 서울시축구협회는 협회 산하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해당 사안을 제소해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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