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예스24 등 국내 기업들이 연달아 해커들의 먹잇감이 되며 위기 의식이 높아졌지만 보안 인력풀의 한계로 정작 기업들은 인력 확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글로벌 보안업체 시스코의 ‘2025 사이버보안 준비지수’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97%가 ‘보안 인력 부족’을 호소했다. 응답 기업의 34%는 10개 이상의 보안 관련 포지션이 ‘미충원’ 상태라고 응답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올 2월 발표한 정부 공식 통계도 보안인력 부족을 여실히 보여준다. KISA 집계에 따르면 최근 1년 내 보안인력 채용 경험이 있는 기업은 7.6%에 불과했고, 향후 1년 내 채용 계획 보유 기업은 33.2%에 그쳤다. 기업들은 보안인력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한 이유로 ‘적합한 수준의 보안 인력 채용이 어려움’(23.8%)을 꼽았다.
2024년 기준 보안전담인력을 293명으로 대폭 늘린 LG유플러스도 최근 수개월째 보안 부문에서 적합한 전문 인력을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개인정보보호 부문의 실무자라면 법·제도와 보안 기술, 각 부문별 서비스 등에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데, 눈높이에 맞는 인재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숭실대 정보보호학과에 채용연계형 계약학과를 신설해 인재 확보에 나섰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전반전으로 보안 전문 인력이 부족하고, 적합한 인재가 산업 수요에 비해 배출되지 못하는 문제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중소·중견기업들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보안전담 인력이 매우 적은 데다, 과도한 업무 부담과 낮은 처우로 이탈이 잦은 것이 현실이다. 보안 업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IT·네트워크 업무까지 전담하고, 해킹 사고 등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하니 오래 버티는 보안인력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중견기업도 회사 내 소수의 보안전담인력이 과도한 업무와 책임 부담에 지쳐 다른 IT분야로 전직하거나, 대기업으로 이직한다”고 지적했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곧 ‘사이버 팬데믹’이 온다는데, 보안 관련 비용이 일반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작은 기업들은 사실 랜섬웨어 공격을 당하는 곳이 정말 많은데 발표를 안하는 것 뿐이다. 보안 인력이 없어 새로운 보안 솔루션을 들여오지도 못하는 곳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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