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강원 강릉시 가뭄 대응 국가소방동원령 발령에 따른 현장에 집결한 소방차량들이 급수 지원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2025.8.31
극심한 가뭄으로 ‘재난 사태’가 선포된 강원 강릉지역 호텔 등 대형 숙박업소가 운영을 전면 중단하거나 숙박률을 조정하는 등 물 절약에 동참하기로 했다.
강릉시는 지난달 29일 지역 내 150실 이상 대형 숙박시설 8곳과 간담회를 열고 숙박률 조정 등 축소 운영을 요청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8곳 업체들은 객실 예약을 50%만 수용하고, 수영장과 사우나 등 비필수 물 사용시설 운영을 제한하기도 했다.
실제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모노그램 강릉’은 이날 물 소비가 많은 호텔 및 레지던스 내 모든 수영장과 사우나 등 물 사용 부대시설에 대한 운영을 중단했다.
신라모노그램 강릉 측은 “호텔과 레지던스 내 물소비를 줄이면서도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적극 시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라모노그램 강릉 외에도 강릉 스카이베이 호텔과 라카이 샌드파인 리조트, 썬크루즈 호테 앤 리조트. 세인트존스 호텔, 씨마크 호텔도 수영장과 스파 운영을 중단하거나 축소 운영하고 있다.
시는 강릉지역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0% 아래로 떨어질 경우, 오죽한옥마을 등 강릉관광개발공사가 운영하는 숙박시설도 운영을 전면 중단하겠단 방침이다.
강원 강릉지역이 사회재난이 아닌 자연재난으로는 사상 첫 재난 사태 지역으로 선포됐다. 행정안전부는 30일 오후 7시부로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시 일원에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2025.8.31/뉴스1한편 강릉시는 이날 가뭄 대응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재난 사태 선포와 제한급수 강화로 인한 향후 대응 방안을 설명했다.
김홍규 강릉 시장은 “재난 사태 선포 이후 소방차 등 운반급수 차량 71대를 투입, 하루 2130톤의 정수를 공급하고 있다”며 “또 지역 22곳의 지방 하천·저수지를 활용, 하루 1만 5600톤의 정수를 오봉저수지에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세대별 수도계량기를 75% 잠그는 제한급수를 시행 중인 강릉시는 사태가 악화하면 ‘시간·격일제 급수’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또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0%’가 되면 홍제정수장 급수 구역 전역에 차량 운반 급수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시 전역에 농업용수 공급도 전면 중단됐다. 다만 시는 동막·칠성·장현저수지 등 대체수원에서 취수한 물을 구정면, 강동면 등 농경지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역 150실 이상 대형 숙박시설에 축소 운영을 요청했고, 8곳의 숙박시설 모두 예약률을 50%대로 낮추는 데 동의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가뭄 취약계층을 위한 생수 200만 병 확보를 추진, 현재 135만 병을 비축하고 사회복지시설과 학교 등에 우선 나눠줬다.
김 시장은 “노후 상수관망 현대화 사업, 연곡정수장 정비, 연곡 지하수 저류댐 설치 등을 통해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공급 안정화를 추진하겠다”며 중장기 대책도 전했다.
또 △왕산면 대기리 소하천 치수보 설치 △왕산면 대기리 사방댐 용수 확보 △다목적 농촌 농수 개발 사업 등도 병행하며, 공공 하수처리수 재이용 사업과 남대천 지하 댐 설치로 하루 6만~6만5000 톤의 생활·농업용수를 확보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이 완료되면 하루 9만 톤의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전망했다.
김 시장은 “시민 여러분께서 겪는 불편과 걱정을 덜어드리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시민과 함께 모든 역량을 쏟아 이번 가뭄을 반드시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강릉지역 식수의 87%를 책임지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전날(14.9%)보다 0.3%p 줄어든 14.6%까지 떨어졌다.
이 속도라면 약 25일 뒤인 오는 24일 저수량이 동이 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지난달 30일 오후 7시를 기해 강릉지역에 ‘재난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이에 따라 1일 현재 강릉에는 전국 소방력이 집결해 운반 급수를 실시하는 등 정부 차원의 재난관리자원이 총동원 중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