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학생 6개국서 ‘민간 봉사 외교’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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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몽골 등 6개국서 활동
한국 유학 희망자 맞춤 입학 설명회
태권도-무용 공연 등 문화 봉사도
“낯선 환경서 성찰-성장하는 기회”

지난달 13일 캄보디아 시엠레아프 아랑에렌사이 초등학교에서 계명대 국외봉사단과 현지 학생들이 줄넘기를 하면서 즐거워하고 있다. 계명대 제공
“에티오피아를 통해 세계라는 무대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계명대 통계학과 4학년 이도영 씨(25)는 1일 국외봉사단 활동을 다녀온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그는 “에티오피아가 6·25 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위해 6000여 명의 군인을 파병한 참전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참전용사 후손들과 함께 봉사하면서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뜻을 되새길 수 있었고, 평소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의 소중함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이 씨와 교직원 3명을 포함한 34명의 국외봉사단은 6월 29일부터 7월 12일까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활동했다. 이들은 지역 학교 환경 개선과 교실·체육시설 보수, 한글·태권도·음악·미술 교육 봉사를 펼쳤다. 또 부채춤과 사물놀이 등 전통 공연과 케이팝 콘서트도 선보였다.

평균 해발 2400m 고지대인 아디스아바바에서는 고산병으로 어지럼증과 호흡 곤란을 겪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체력이 많이 필요한 공연이었지만 봉사단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이 씨는 “친구들과 함께 배우고 협력하며 활동한 이번 경험은 제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고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계명대 국외봉사단의 글로벌 나눔 활동은 해마다 확대되고 있다. ‘도전·성찰·성장’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봉사는 교육·문화 교류와 환경 개선을 통해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과 국제적 안목을 길러주고 있다.

올해 봉사 활동은 6월 19일부터 지난달 19일까지 몽골·에티오피아·인도네시아·베트남·우즈베키스탄·캄보디아 등 6개국에서 진행됐다. 학생 183명과 교직원 17명 등 총 200명이 참여했다. 특히 올해는 미얀마 4명, 베트남 3명, 중국 3명, 우즈베키스탄 2명, 몽골 2명, 키르기스스탄 1명 등 15명의 외국인 유학생도 동참했다. 이들은 6월 30일부터 7월 11일까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교육시설 개선, 놀이터 설치, 운동장 벽화 작업과 한글·미술·체육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국제경영학과 4학년 아노러비 오조드벡 씨(25)는 “계명대 학생들과 협력해 우리나라와 후배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꼈다”며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본국과 한국, 더 나아가 세계를 잇는 교류와 봉사활동에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트남 하노이·하이즈엉·호찌민에서는 지난달 8일부터 12일까지 문화·교육 중심의 봉사가 진행됐다. 태권도 시범단과 무용학과 학생들이 참여한 공연은 매회 큰 호응을 받았다. 입학 설명회를 통한 맞춤형 상담도 열려 현지 학생들의 한국 유학 관심을 높였다. 프로그램에는 학생·학부모·시민 등 1500여 명이 참여해 한-베트남 교류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몽골 울란바토르,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인도네시아 치카랑에서는 학교 환경 개선과 교육프로그램, 공연과 함께 학습 기자재·학용품·체육용품 기증이 이뤄졌다. 캄보디아 봉사단은 계명대 홍보대사 학생들이 참여해 과거 방문했던 학교를 다시 찾아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교류와 신뢰를 이어갔다.

이번 국외봉사에는 사단법인 ‘계명1%사랑나누기’와 행소장학재단이 힘을 보탰다. 교직원 기부와 재단 지원으로 마련된 약 4만3000달러는 교육 환경 개선, 장학금, 물품 기증 등에 쓰였다. 또 몽골·에티오피아·인도네시아에서는 행소장학재단 장학금 총 1만1400달러가 전달됐다.

계명대 국외봉사단은 철저한 사전 교육과 차별화된 현장 체험으로 주목받고 있다. 파견 전 인권 교육과 공적개발원조(ODA) 학습, 풍토병 예방·보건 교육, 응급처치 훈련 등을 진행한다. 2002년 중국 조림 활동으로 시작된 국외봉사는 지금까지 21개국에서 130여 차례, 4500여 명이 참여했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국외봉사는 단순히 돕는 것을 넘어 낯선 환경에서 스스로 성찰하고 성장하는 소중한 기회”라며 “학생들이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리더의 품격을 갖추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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