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2군 9구’ 행정체제 개편
주민 선호도 조사서 ‘서해구’ 선정
일각선 ‘서해5도’와 혼동 우려
“육지 명칭으론 부적절” 의견도
지난달 21일 인천시청에서 강범석 서구청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7월 1일 인천 행정체제 개편에 맞춰 서구 명칭을 ‘서해구’로 변경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인천 서구 제공
인천 서구가 내년 7월 ‘서해구’로 새롭게 출범한다. 인천 행정체제 개편으로 서구에서 ‘검단구’가 분리되면서 새 명칭이 확정된 것이다. 이로써 인천에서는 방위식 행정구역명이 모두 사라진다.
1일 인천 서구 등에 따르면 서구는 내년 7월 1일부터 구 명칭을 ‘서해구(西海區)’로 변경하기로 확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서구는 올 7∼8월 주민 2000명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는데, 응답자의 58.5%(1169명)가 서해구를 선택해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서구라는 명칭은 1988년부터 사용돼 왔다.
명칭 변경은 인천 행정체제 개편에 맞춰 추진된다. 인천시는 1995년부터 유지돼 온 2군·8구 체제를 내년 7월부터 2군·9구 체제로 개편할 계획이다. 개편 대상은 서구, 중구, 동구로, 서구에서 경인아라뱃길 북측인 검단 지역은 ‘검단구’로 분리되고, 중구 내륙과 동구 지역은 ‘제물포구’로 통합된다. 영종도는 ‘영종구’로 새롭게 출범한다.
검단구, 제물포구, 영종구 설치 관련 법안은 이미 제정돼 내년 7월 1일 시행될 예정이다. 서구는 서해구 명칭 변경과 관련해 서구의회와 인천시의회 의견 청취 절차를 거쳐 입법을 완료할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서해구’ 명칭이 옹진군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5도와 중복돼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영희 인천시의원은 최근 소셜미디어에 “서해는 일반적으로 인천의 여러 섬을 포함한 바다를 뜻하는데, 육지 지역인 서구를 서해구라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서구 관계자는 “서해구는 단순한 지명 변경이 아니라 지역 정체성과 미래 발전 전략의 출발점”이라며 “서해안 대표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정체성을 쌓고 도시 인지도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명칭 변경으로 인천에서 방위 개념을 사용한 행정구역명은 모두 사라진다. 인천은 1995년 북구가 계양구와 부평구로 분리되면서 ‘북구’가 사라졌고, 2018년에는 ‘남구’가 미추홀구로 바뀌었다. 내년 행정체제 개편으로 현재 남아 있는 동구, 중구, 서구가 모두 새 이름을 갖게 된다. 다만 ‘남동구’는 방위식 명칭이 아니라 옛 지명인 남촌면과 조동면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방위식 행정구역명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서울과 6대 광역시 가운데 인천이 처음이다. 서울에는 중구가 있고, 부산에는 중구와 동구, 서구, 남구, 북구 등이 여전히 존재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행정체제 개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시민 기대에 부응하고, 향상된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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