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통화 안 끊고 파출소 찾아 ‘필담 신고’…수거책 검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일 0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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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유튜브 영상 캡처
경찰청 유튜브 영상 캡처
수백만원을 편취하려던 보이스피싱 수거책이 피해자의 기지로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와 경찰은 필담으로 의사소통하며 상황을 공유한 뒤 수거책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1일 경찰청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광진구의 한 파출소에 20대 여성 A씨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들어섰다. A씨의 손에는 “보이스피싱 도와주세요”라는 글귀가 적힌 종이가 들려 있었다.

A씨는 960만 원을 인출해 접선 장소로 향하던 중, 통화 상대방의 어눌한 말투와 현금 전달 요구에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파출소를 찾았다. 경찰관은 즉시 종이에 “요구사항?”이라고 적어 물었고, A씨는 “돈”이라고 적어 답하는 등 필담을 이어갔다.

상황을 파악한 경찰은 사복으로 갈아입은 뒤 A씨와 함께 접선 장소로 향했다. A씨가 준비한 가짜 돈 봉투를 수거책에게 건네고, 수거책이 이를 들고 자리를 뜨려는 순간 경찰이 급습해 현장에서 체포했다.

검거된 수거책은 20대 외국인 유학생으로, 고액 아르바이트 모집 글을 보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인정하며 후회의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거책을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A씨에겐 포상을 검토 중이다.

A씨는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범죄인 걸) 알고 나서 그냥 단순히 끊는 것보다, 주범을 잡지는 못하겠지만 이제 전달책이라도 잡자라는 생각으로 (파출소를 찾았다)”고 전했다.

#보이스피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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