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를 통해 마약성 의약품을 밀반입하고 복용한 10·20대가 잇달아 세관에 적발됐다. 특히 적발된 인원 중에는 여고생도 포함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SNS 비공개 단체 채팅방에서 활동하며 또래와 마약성 의약품 밀수 수법, 환각효과를 극대화하는 복용 방법 등 정보를 공유하고, 의약품을 거래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본부세관은 코데인, 덱스트로메토르판이 함유된 감기약 등 마약성 의약품을 밀수입한 A(20대)씨와 B(20대·여)씨, C(10대·여)양 등 3명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부산세관은 일본발 국제우편 속에 마약성 의약품을 은닉한 밀수 사건을 수사해 부산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A씨를 검거했다.
세관에 따르면 A씨는 환각 효과를 노리고 마약성 의약품을 과다 복용하는 일명 ‘오디’(OD, OverDose)를 목적으로 지난해 3~10월 해외직구를 통해 미국, 일본 등에서 코데인, 덱스트로메토르판이 함유된 감기약 등 마약성 의약품 총 2188정을 구입한 뒤 모두 17차례에 걸쳐 분산·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오디 관련 SNS 비공개 단체 채팅방에서 활동하며 10·20대 또래 집단과 마약성 의약품 밀수 수법, 환각 효과를 극대화하는 복용 방법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복용 후 남은 밀수입 의약품을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A씨는 환각 효과를 얻기 위해 마약성 의약품을 한 번에 최대 100정(1회 복용량 1정)까지 복용하기도 했다. 세관 조사를 받고 귀가한 당일에도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마약성 의약품을 다시 주문할 정도로 심각한 중독 증세를 보였다고 세관은 설명했다.
세관 수사팀은 A씨의 진술과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을 통해 오디 관련 SNS 비공개 단체 채팅방에서 정보를 얻어 마약성 의약품을 밀수입·복용한 B씨와 C양을 추가로 적발했다.
B씨는 마약성 의약품 총 1688정을 11차례에 나눠 밀반입하다 세관에 적발돼 1차 조사를 받은 이후에도 다른 비공개 채팅방으로 옮겨 활동을 이어간 혐의다.
또 고등학생인 C양은 B씨가 주로 활동하던 오디 관련 SNS 단체 채팅방에서 활동하며 다수의 마약성 의약품을 밀반입하다 적발됐다. C양이 처음 오디 관련 커뮤니티를 접한 시기는 중학생 때로 확인돼 충격을 더했다고 세관은 밝혔다.
오디 관련 단체 채팅방은 익명성과 폐쇄성을 위해 참여 인원을 제한하고, ‘오디 중독 체크리스트’를 제작해 구성원을 은밀하게 관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SNS 채팅방을 통해서는 마약성 의약품을 분말화해 코로 흡입하거나 일반의약품·식품과 혼합 복용해 환각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 등을 공유했다. 오프라인에서 술과 함께 마약성 의약품을 과다복용하는 ‘환각 파티’를 열기도 했다고 세관은 전했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해외직구 및 SNS 활성화로 마약류에 대한 정보가 10·20대 사이에서 쉽게 공유되고, 마약류에 처음 노출되는 연령 또한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환각 놀이’는 심각한 마약류 중독과 형사처벌로 이어진다는 것을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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