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가운데)이 1일 직원들과 함께 중구 도원동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찾아 시설물을 가리키며 6일 열리는 40회 백일장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새얼문화재단 제공
새얼문화재단이 1986년부터 매년 인천에서 열고 있는 ‘새얼 백일장’이 올해 40회째를 맞았다. 동아일보사의 후원을 받아 진행해 온 이 백일장에는 지난해까지 전국의 1만5992개 초중고교에서 14만6064명이 참가했다. 또 1만8698명에 이르는 학부모와 시민이 참가했을 정도로 국내 최대 규모의 문예 대회로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해 일상의 꿈을 펼치는 글짓기 축제로 불린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 백일장을 다녀간 학생들은 현재 작가가 돼 한국 문단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1회 백일장에서 초등학교 3·4학년부 시 부문 장원에 뽑힌 시인 이용임 씨는 2007년 등단한 뒤 ‘안개주의보’, ‘시는 휴일도 없이’ 등과 같은 다수의 시집을 냈다. 같은 해 고등부 시 부문 장려에 뽑힌 시인 이설야 씨는 2011년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을 수상한 뒤 시집 ‘우리는 좀더 어두워지기로 했네’, ‘굴 소년들’ 등을 발표했다.
3회 백일장에서 초등 3·4학년부 산문 부문 차하를 수상한 소설가 김금희 씨는 ‘크리스마스 타일’, ‘식물적 낙관’ 등을 출간했고, 신동엽문학상 현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05년 ‘악어떼가 나왔다’로 등단한 소설가 안보윤 씨는 11회 백일장에서 중등부 산문 부문 차상을 받았다. 이상문학상과 이효석문학상 등을 받았다.
2000년 열린 15회 백일장 고등부 시 부문 장원을 차지한 시인 유병록 씨는 201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붉은 호수에 흰 병 하나’로 등단한 뒤 다수의 시집을 출간하며 주목받고 있다. 김준성문학상과 노작문학상 등을 받았다. 이밖에 1990년 열린 5회 백일장에서 어머니부 시 부문 장원에 오른 구경분 씨는 한국의 대표적 아동문학가로 활동하고 있다.
새얼문화재단은 6일 오후 2시부터 경인전철 도원역 인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40회 백일장을 정성껏 준비하고 있다. 백일장의 제목은 현장에서 발표하며 참가자들은 시와 산문 부문 가운데 선택해 작품을 내면 된다. 초등 1·2학년부, 3·4학년부, 5·6학년부, 중학교부, 고등학교부, 일반부로 나눠 작품을 심사한다.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시인과 소설가, 문학비평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장원 차상 차하 참방 장려작을 뽑는다.
모든 작품은 참가자의 인적 사항을 적은 표지가 제거된 채 심사위원에게 전달돼 지역적 배려나 연고 등과 관계없이 수상작을 결정한다.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하며 새얼문화재단이 2만 부 이상 발행해 전국에 배포하는 ‘새얼문예’에 실린다.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은 “백일장을 찾는 모든 참가자들이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문학적 자질을 일깨우며, 마음껏 즐기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새얼문화재단은 1983년 설립돼 1만 명이 넘는 후원회원이 매달 내는 회비와 기금으로 인천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출판, 장학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국악의 밤, 가곡과 아리아의 밤 같은 행사를 해마다 연다. 1993년 학술, 교양, 문학작품을 싣는 계간지 ‘황해문화’를 창간해 분기마다 발행한다. 인천지역 조찬포럼의 효시 격인 ‘새얼아침대화’를 1986년부터 매달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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