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6일치 생수 12L 배부 예정
군용차, 해경 함정도 급수에 투입
전국 각지에서 생수 기부 쇄도
극심한 가뭄으로 제한급수를 시행 중인 강원 강릉시가 전 시민에게 생수를 배부하기로 했다. 3일 강릉시에 따르면 이날부터 권역별 배부 장소로 생수를 옮기는 작업을 시작했으며, 실제 배부는 운반 시간 등을 고려하면 4일 이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권역별 배부 장소 방문해 수령해야
강릉시는 당초 주 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0% 아래로 떨어지면 생수를 배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분간 비 예보가 없어 선제적으로 조치를 결정했다. 이날 기준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3.9%였다.
배부되는 생수는 1인당 12L(6일치)이며, 총 물량은 18개 동·면에서 3615t에 이른다. 도심은 4개 권역으로 나눠 △1권역 스피드스케이트장 △2권역 강릉여고·시청 △3권역 강남축구공원·보건소 주차장·구정면사무소 △4권역 남대천 체육공원에서 배부한다. 면 지역은 초등학교 등 권역별 장소를 지정해 별도 공지할 예정이다.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을 돕기 위해 전국에서 답지한 생수가 쌓여 있다. 동아일보DB
시민들은 주소지에 해당하는 권역 배부 장소를 방문해 생수를 수령하면 된다. 거동이 불편한 주민과 재해 취약계층에게는 공무원이 직접 가정으로 배달하고, 300세대 이상 아파트 단지는 관리사무소 지정 장소에 전달해 입주민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강릉시는 지난달 29일에도 홍제정수장 급수 구역 내 사회복지시설과 유치원, 초·중·고교에 생수 2L 13만9000병(278t)을 공급한 바 있다.
● 삼척 4개 마을도 비상 급수
강릉시는 지난달 31일부터 수도계량기를 75% 잠그는 제한급수를 시행했으며, 지금까지 하루 6582t의 물을 차량 185대를 동원해 오봉저수지와 홍제정수장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 3일에는 급수 차량이 259대로 늘었지만 저수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3.9%(평년 대비 19.7%)로, 전날보다 0.3%포인트 떨어졌다. 저수량은 199만1700t으로 하루 새 4만3000t 감소했다.
강릉시 주 수원인 오봉저수지 수문 아래까지 바닥이 드러나 거북등 처럼 갈라져 있다. 오봉저수지는 연일 저수율 최저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동아일보DB 비 예보가 없는 것도 문제다. 강릉의 최근 6개월 강수량은 388.9㎜로 평년 대비 43.7%에 그쳤다. 이로 인해 삼척 일부 지역도 물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삼척시 원덕읍 이천1리 등 4개 리, 80여 가구는 생활용수로 쓰던 지하수와 계곡물이 말라붙어 소방차 비상 급수를 받고 있다. 삼척시 관계자는 “도심 지역은 문제가 없고 일부 지하수·계곡물을 사용하는 마을에 한정된 상황”이라며 “주민 불편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물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 해경 함정까지 급수 지원
가뭄이 장기화되자 민·관·군의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전국 지자체·기관·기업에서 생수 지원이 이어져 2일까지 2L 생수 105만3774병, 0.5L 생수 93만8750병 등 총 2571t이 강릉으로 모였다. 이 가운데 일부는 학교와 경로당 등에 배부됐고, 나머지 2312t은 비축돼 있다.
3일 강릉시 안인항 화력발전소 내 하역부두에서 해경 함정 삼봉호가 소방차에 급수하고 있다. 소방차들은 홍제정수장으로 물을 나른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운반 급수에는 국가소방동원령에 따라 전국 소방차 71대가 투입됐고, 군 차량도 전날 70대에서 이날 140여 대로 늘었다. 여기에 동해지방해양경찰청도 지원에 나섰다. 이날 5000t급 경비함정 ‘삼봉호’가 긴급 급수 지원에 투입돼 강릉시 안인항 화력발전소 부두에서 소방차에 직접 물을 공급, 홍제정수장으로 이송하도록 했다. 삼봉호가 이날 공급한 물은 소방차 50대 분량인 약 600t에 달했다.
김성종 동해지방해경청장은 “강릉시민들이 겪는 물 부족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 위기 대응에 발 빠르게 나서 국민과 함께하는 해양경찰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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