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의 ‘서울런’, 오프라인서 직업 교육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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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런 진로아카데미’ 시범사업
승무원 지망 중고교생 기내 실습… 학생과 체험하고 교수와 질의응답
적성 검사 통해 진로 설계도 도와… 시 “취업 연계 콘텐츠 확대할 것”

지난달 19일 서울 서대문구 명지전문대 항공서비스과 실습실에서 중고등학생들이 항공 승무원 직업 체험을 하고 있다. 이번 체험은 서울시 교육복지사업 ‘서울런’의 진로아카데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실례합니다. 카트 지나가겠습니다.”

지난달 19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명지전문대 항공서비스과 실습실에서 교복을 입은 앳된 얼굴의 학생들이 객실 카트를 밀며 말했다. 이곳에선 중고교생 승무원 지망생들을 위한 특별 수업이 한창이었다. 실습실은 이코노미 좌석 45개와 선반, 여닫이 짐칸까지 갖춰 실제 여객기 객실과 똑같았다.

학생들은 기내 통로를 따라 파란색 서비스 카트를 밀며 손님 응대를 체험했다. 항공서비스과 재학생 6명이 일일 강사로 나서 “허리를 펴고 손잡이에 손을 올려 보세요”라며 자세를 교정했다. 처음에는 쑥스러운 듯 서로 눈을 마주치며 웃던 학생들은 곧 진지한 표정으로 “음료는 어떤 걸 드릴까요?”라며 동료에게 인사를 건넸다.

승무원을 꿈꾸는 김모 군(15·서울 은평구)은 손님에게 음료를 따르는 체험을 더 하고 싶다며 세 차례나 자원했다. 김 군은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친절한 승무원이 멋지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체험으로 꿈이 더 커졌고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에 동기 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 승무원 업무·스타일링 체험

서울시는 교육복지사업 ‘서울런’을 통해 학생들의 진로 설계를 돕는 ‘진로아카데미’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서울런은 사교육 접근이 어려운 취약계층에 무료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는 정책이다. 지원 대상은 6∼24세 청소년 가운데 중위소득 60% 이하 가구와 한부모·다문화·국가보훈·북한이탈주민·건강장애 가정 등이다. 이제는 교과 학습 지원을 넘어 직업 체험을 통한 진로 탐색 기회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이날 학생들은 기내 서비스 실습 외에도 ‘승무원 머리’로 불리는 쪽머리 등 단정한 이미지를 만드는 메이크업을 배웠다. 이어 강의실에서는 “비행기 사고 시 대처 방법은?”, “진상 고객 대응은 어떻게 하나요?” 같은 질문이 쏟아졌다. 항공서비스과 교수들은 현직 경험을 바탕으로 답변했다.

심리상담가와 함께 성격 유형별 진로 적성 검사도 진행됐다. 이모 양(15·서울 송파구)은 “승무원은 외모뿐 아니라 인내심과 태도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진로 고민이 많은 친구들에게 이런 체험을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20일에는 스포츠지도사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사회체육과 조교와 재학생에게 골프·승마·필라테스 등을 배우며 직업 특성을 익혔다.

● 서울런, 오프라인 확대

서울시는 이런 취업 연계형 오프라인 체험 교육을 늘릴 방침이다. 현재 서울런의 온라인 강의는 115만9000여 개에 달하지만, 오프라인 콘텐츠는 ‘영어캠프’와 ‘잡스런’ 2개뿐이다. 시 관계자는 “대학 진학 희망자는 줄고 취업 희망자는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대학과 협업해 전문적인 진로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런 혜택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5월부터는 지역아동센터 중학생에게 가입 자격과 무관하게 서울런 이용을 허용했고, 지난달부터는 다자녀 가구(3자녀 이상)를 대상으로 연간 20만 원 상당의 교재비 지원과 온라인 강의 제공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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