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화상 입었는데 도망가는 예비 신랑’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내년 2월 결혼을 예정이라는 작성자 A씨는 “지난 주말에 (예비 신랑과) 같이 펜션에 놀러 갔다”며 “제가 컵라면을 먹으려고 커피포트에 물을 끓였고, 그걸 드는데 뚜껑이 펄럭거리며 물이 튀었다. 깜짝 놀라 그대로 커피포트를 떨어뜨렸고, 물이 발등에 튀어 화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너무 뜨겁고 아파서 주저앉아있는데 예비 신랑이 ‘헐’ 하더니 빤히 쳐다보다가 소파로 가서 앉아 유튜브만 보더라. 하다못해 ‘괜찮아?’라는 한마디도 없었다”면서 “전 주저앉은 상태로 예비 신랑을 올려다보는데 아무 생각 없는 동태눈깔로 가만히 저를 쳐다보는 눈빛을 잊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이전에도 제가 공감을 얻고 싶어서 무슨 얘기를 하면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웃겨주려고 재밌는 얘기를 해도 정색하는 등 저를 섭섭하게 한 적이 많았는데 이번에 터졌다”고 밝혔다.
A씨는 예비 신랑에게 “넌 진짜 공감 능력이 없다. 사람이 다쳐서 아파하는데 쓱 도망가서 핸드폰만 보고 있냐?”고 지적했다고 한다. 그러나 예비 신랑은 “그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하냐? 내가 괜찮냐고 물어보면 한방에 낫냐? 여자들은 남자한테 너무 바라고 기대하는 것 같다. 너도 이런 일로 서운해하는 버릇 좀 고쳐라”며 맞받아쳤다고 한다.
A씨는 “결혼을 약속하고 보니 이제 제대로 보인다” 예비 신랑은 남의 감정은 하나도 고려 안 하고 자기 마음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웃음 코드나 대화 스타일이 달라 제 이야기에 별 반응을 안 해준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제가 다쳐 보니 느꼈다. 하나를 보면 열을 본다고 이딴 인성 가진 남자랑 어떻게 백년해로할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제 실수로 다친 건 맞는데 저딴 놈이랑 결혼해서 살 생각하니 갑자기 설움이 몰려오고 붕대 보는데 눈물이 난다“며 ”당장 파혼하려면 뭐부터 해야 하나 찾아보고 있다. 아직 신혼집은 구하지 않은 상태라 여기서 끝내고 싶다. 제가 너무한 거냐“고 한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길 가다 모르는 사람이 화상 입어도 괜찮냐고 물어보겠다“, ”이 정도면 조상님이 직접 커피포트 뚜껑 잡고 흔든 거다“, ”뭘 보고 결혼 생각까지 하고 식장을 잡았냐?“, ”지금이라도 깨달아서 다행이다“ 등 공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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