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9780만 원, 여 6773만 원…임금격차 26.3→30.7%
제조·정보통신·금융 등 주요 산업서 격차 커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896명으로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한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마스크 쓴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1.7.28/뉴스1
지난해 공시대상회사나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남녀 평균 임금 격차가 30%를 넘어서며 1년 새 4.4%p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성별 임금 격차 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여가부는 양성평등기본법에 근거해 양성평등주간(9월1~7일) 중 하루를 양성평등 임금의 날로 정하고 같은 날에 성별 임금 통계 등을 공표하고 있다.
여가부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제출된 2980개 공시대상회사의 사업보고서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ALIO)에 공개된 344개 공공기관의 정기 공시보고서를 분석했다. 조사기관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다.
그 결과 공시대상회사에 다니는 남성 1인당 평균임금은 9780만 원, 여성은 6773만 원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3007만 원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임금 격차는 30.7%로, 전년(26.3%)보다 4.4%p 확대됐다.
남녀 평균임금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여성(-6.7%)의 감소 폭이 남성(-0.8%)보다 커 격차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산업별로는 제조업(20.0%→29.1%), 정보통신업(30.3%→34.6%), 금융 및 보험업(30.2%→31.2%) 등 종사자가 많은 산업에서 성별 임금 격차가 전년보다 확대되면서 전체 격차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성별 임금 격차는 도매 및 소매업(44.1%), 건설업(41.6%), 정보통신업(34.6%) 순이었으며,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15.8%), 숙박 및 음식점업(17.7%),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 조절 공급업(22.5%)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공시대상회사의 평균 근속연수는 남성 11.8년, 여성 9.4년이다. 성별에 따른 근속연수 격차는 20.9%이며 전년(23.0%)보다 2.1%p 줄었다.
공공기관의 경우 남성 1인당 평균임금은 7267만 원, 여성은 5816만 원으로 성별 임금 격차는 20.0%다. 이는 전년(22.7%)보다 2.7%p 줄었다. 평균 근속연수도 남성 10.5년, 여성 8.4년으로 집계됐다. 성별 근속연수 격차는 19.9%이며, 전년(29.0%) 대비 9.1%p 줄었다.
일반적으로 근속연수의 격차 감소는 임금 격차의 완화로 이어지는 반면, 2024년 공시대상회사에서는 근속연수 격차가 줄었음에도 임금 격차는 확대됐다. 이는 임금이 근속연수 외에 직급, 근로형태 등 다양한 요인들의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우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성별 임금 격차는 직무 내용·승진·휴직 등 임금 결정 요인뿐 아니라 산업·직종 분리와 같은 구조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앞으로 연령, 직급, 고용형태, 경력단절 여부, 직무 특성 등 다양한 변수를 반영해 격차 원인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기업별 임금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고용평등임금공시제’를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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