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유괴 시도’ CCTV 보니…아이들 겁먹고 도망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5일 14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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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을 유괴하려 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20대 남성 3명 중 2명이 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초등학생들을 유괴하려 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20대 남성 3명 중 2명이 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서대문구의 초등학교 인근에서 학생들을 유괴하려고 시도한 20대 남성 3명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이 언론에 공개됐다.

5일 서대문경찰서 브리핑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3시 30분경 이들 세 사람은 짬뽕을 먹은 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가다가 학교 인근에 정차해 차창을 내리며 초등학생들에게 “귀엽다”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접근했다.

당시 초등학생 2명은 겁에 질린 채 도망쳤다. 이들의 말을 무시하며 지나가는 초등학생도 있었다.

피의자들은 차에서 내리진 않고 차에 탑승한 상태로 학생들에게 말을 걸었다. 유인 시도는 총 세 차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초등학교는 2곳이며, 피해자는 저학년인 남자 초등학생 4명이다.

피의자들은 “아이들을 태울 의도는 없었고 재미 삼아서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세 사람은 중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구 사이로 전해졌다. A·B 씨 등 2명은 대학생이며 C 씨는 자영업자다. 사건 전날 술을 마신 이들은 A 씨 아버지 소유 차를 타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A·C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차량 뒷좌석에 앉아 있던 B 씨는 “잘못하면 중대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친구들을 제지하는 발언을 해 불구속 상태로 수사받고 있다. 이들의 동종 전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유인 미수가 의심된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했다. 해당 초등학교 인근 CCTV를 분석한 경찰은 당시 범죄 관련성을 확인하지 못해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신고 차량은 ‘흰색 스타렉스’였으나 CCTV에서 유사한 차량이 발견되지 않았다. 피해 아동에게 접촉하는 행위를 하는 차량도 파악되지 않았다. 이 CCTV 영상을 본 피해 아동과 학부모들도 범행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이 경찰 측 설명이다.

인근 초등학교가 가정통신문을 통해 “최근 인근에서 유괴 시도가 있었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공지를 보내면서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는데, 당시 경찰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2일 유사 피해 신고가 접수되면서 수사가 다시 시작됐다. 추가 수사를 통해 실제 범행 차량이 회색 쏘렌토라는 것을 확인한 경찰은 이를 토대로 피의자들을 특정해 3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최초 신고 당시 다른 차종을 추적하거나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CCTV를 확보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하는 등 범행 동기나 계획범죄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유괴#유인 미수#초등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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