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스루 방식 생수 공급
5일 강원 강릉시 강남축구공원 주차장에서 대한적십자사 강릉지사 봉사자들이 시민에게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차에 생수를 실어 주고 있다. 강릉시는 6일 오전 9시부터 아파트와 대형 숙박시설 등을 대상으로 제한 급수에 들어간다. 강릉=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최악의 가뭄을 겪는 강원 강릉시가 아파트와 대형 숙박시설 등 123곳을 대상으로 제한 급수에 들어간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5일 시청 재난상황실에서 가뭄 대응 비상대책 3차 기자회견을 열고 “6일 오전 9시부터 홍제정수장 급수 구역 내 대수용가(大需用家·상수도를 대량으로 쓰는 곳)를 대상으로 제한 잠금과 운반 급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아파트 113곳(4만5000여 채)과 대형 숙박시설 10곳이다. 모두 저수조(물탱크) 용량이 100t 이상인 대수용가다. 시는 이들 시설에 설치된 제수변(수도관 물 흐름을 조절하는 밸브)을 부분적으로 잠그고, 필요한 경우 소방차로 물을 공급해 물 사용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김 시장은 “대수용가는 자체 저수조를 갖추고 75% 제한 급수에 참여하고 있지만 예상했던 절수 효과가 낮아 우선적으로 제한 급수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시는 강릉시의 생활용수 87%를 책임지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제한 급수를 전면 확대하기로 했다. 이 경우 홍제정수장에서 물을 공급받는 모든 가구와 시설(계량기 5만3485개)이 제한 급수 대상이 된다.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5일 오전 11시 기준 13.2%로 전날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제한 급수 방식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1단계는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물을 차단하는 ‘시간제’다. 2단계는 하루 걸러 하루씩만 물을 공급하는 ‘격일제’다. 제한 급수로 수도관에 녹물이 나오면 소방차·살수차로 긴급 급수를 하고, 배수지 밸브를 열어 물을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수질을 개선할 계획이다.
김 시장은 “강릉시는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해 생활용수를 확보하고,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가뭄 대응에는 군과 중앙정부도 나섰다. 산림청은 이날부터 국방부, 행정안전부와 함께 헬기를 동원해 물 공급에 나섰다. 경포호수에서 물을 퍼 올려 오봉저수지에 붓는 방식이다. 이번 작업에는 저수 용량 8000L인 대형 산불 진화헬기 S-64 2대와 카모프(3000L) 2대, 지휘 헬기 1대와 함께 국방부의 시누크 헬기 5대 등 모두 10대가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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