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4만5천세대 단수 ‘임박’…‘3천만 톤 도암댐’ 비상방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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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9월 8일 1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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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7일 회의서 ‘비상방류’ 논의…평창·정선 “이견 없음”

평창 도암댐 (뉴스1 DB)
평창 도암댐 (뉴스1 DB)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지역 4만 5000세대의 수도 공급이 끊기는 초유의 단수 사태를 맞으면서, 인근 평창 도암댐 활용안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3000만톤의 물을 가둔 채 20여 년 가까이 방류가 멈춘 ‘잠든 댐’이 위기에 빠진 강릉의 갈증을 풀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릉시는 지난 6일 오전 9시부터 홍제정수장 급수구역 내 아파트 113곳과 대형 숙박시설 10곳, 공공기관 1곳 등 124곳에 수도 공급을 전면 차단했다. 시는 각 건물 저수조에 2~3일치 물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으며, 고갈 시 긴급 급수차를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강원도는 지난 7일 오후 도청 제2청사(글로벌본부)에서 ‘강릉 수자원 확보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도암댐 용수 활용 여부를 주요 안건으로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진태 도지사를 비롯해 도청 실국장, 18개 시군 부단체장,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도암댐 비상방류’에 대한 내용이 주요 안건으로 올라와 논의됐다.

이날 정선군과 영월군은 비상방류에 대해 이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수질 검증은 환경부와 도 보건환경연구원이 협력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지난 7일 강원 강릉 도청 제2청사에서 열린 강릉지역 수자원 확보 긴급 대책회의 (강원도 제공) 2025.9.8
지난 7일 강원 강릉 도청 제2청사에서 열린 강릉지역 수자원 확보 긴급 대책회의 (강원도 제공) 2025.9.8


도암댐은 1991년 발전을 시작했으나, 석회암 지대 특성상 오염원 유입과 여름철 녹조 발생으로 민원이 끊이지 않아 2001년 이후 발전과 방류가 중단됐다. 수질 불신과 지역 갈등으로 활용이 막혀 있지만, 현재 저수량만 3000만 톤에 달해 극심한 가뭄 속에서는 전략적 자원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활용수 대신 농업·공업용수로 활용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최근 뉴스1에 “농업용수는 4급수까지도 가능해 수질 정화를 거치면 도암댐 물을 쓸 수 있다”며 “발전 수익을 지역 환경 개선에 환원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한 바 있다.

환경부도 도암댐을 포함해 지하수 저류댐, 하수처리수 재이용 등 기존 수자원 활용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도암댐은 강릉과 불과 20㎞ 남짓 떨어져 있는 가까운 자원이지만, 과거의 수질 문제와 지역사회의 반발이라는 현실적 벽을 넘어야 한다. 실제 수문이 열릴지는 앞으로의 수질 검증 결과와 지자체 간 합의, 그리고 정부 차원의 결단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도는 이날 회의에서 강릉시를 제외한 17개 시군에서 급수차 100대를 추가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강릉 현장에서 움직이고 있는 급수차는 현재 총 500여 대.

강원도 관계자는 “지하수 관정 개발 등 강릉시와 협의해 추가 수자원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회의를 통해 도내 모든 시군에서 강릉시 가뭄 극복에 필요한 장비와 인력 등을 적극 지원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강릉=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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