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관광객 겨냥 ‘서울컬처헌터스’
캐릭터가 찬 액세서리 직접 제작… 김밥 만들기-춤 배우기 등 체험
포토존에선 도포 입고 기념 촬영… 한식에서 영감받은 제품 출시 예정
서울 종로구 서울관광재단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전통 매듭 공예 프로그램에 참여해 팔찌를 만들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케데헌 팔찌 예쁘죠? 제가 만든 거예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관광재단 서울컬처라운지 교육실. 칠레 출신 아만다 씨(26)는 손목에 찬 푸른색 매듭 팔찌를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이곳에서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속 주인공 루미와 진우가 주고받는 팔찌를 직접 만들어 보는 ‘서울컬처헌터스’ 프로그램이 열렸다.
러시아, 멕시코, 스위스, 인도네시아, 일본, 벨라루스,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온 외국인 25명은 강사의 안내를 따라 전통 매듭 기법인 ‘합장매듭’으로 팔찌를 엮었다. 꼬인 실에 진땀을 빼다가도 매듭이 완성될 때마다 환한 미소가 번졌다. 참가자들은 케데헌 수록곡 ‘골든(Golden)’을 흥얼거리기도 했다.
● ‘케데헌’ 엽서, ‘헌트릭스’ 김밥 만들기
최근 K팝을 소재로 한 케데헌이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해외 관심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이를 계기로 관광·체험형 신규 콘텐츠를 적극 개발하고 있다.
서울컬처헌터스는 케데헌의 이름을 딴 프로그램으로, 영화 속 전통문화와 현대적 요소를 접목한 체험형 한류 관광 프로그램이다. 루미·진우 팔찌 만들기 외에도 △사자보이즈(영화 속 인기 보이그룹) ‘전통 갓 키링’ 만들기 △조선 후기 민화 ‘작호도’ 엽서 제작 △헌트릭스(영화 속 인기 걸그룹) ‘최애’ 간식 김밥 만들기 △‘소다팝(Soda Pop)’ 안무 배우기 등 다섯 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관광재단 서울컬처라운지포토존에서 관광객들이 검은 도포와 갓을 착용한 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이날 행사에 참가한 외국인들은 케데헌 속 사자보이즈의 의상인 검은 도포를 입고 검은 갓을 머리에 쓴 채 일월오봉도 병풍이 걸린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칠레 친구 2명과 함께 한국에 온 아만다 씨는 “영화와 드라마 주인공들이 한강에서 걷고 뛰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서울에 꼭 오고 싶었다”며 “이번 주에는 사자보이즈의 안무를 배우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관광재단은 지난달부터 서울 공식 기념품 판매점인 ‘서울마이소울샵’ 세종문화회관점에 ‘케데헌 테마 서울굿즈존’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한강, 남산, 북촌한옥마을(경복궁), 뚝섬역(서울숲) 등 케데헌 주요 배경지를 활용한 자수 동전 지갑, 방향제, 양초 등 굿즈를 전시·판매한다. 김밥, 설렁탕, 컵라면 등 작품 속 한국 음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연계 제품도 다음 달 출시될 예정이다.
● 관광객 3000만 명 시대 준비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 7월 외국인 관광객은 136만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110만 명)보다 23.1% 늘었고,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7월보다도 18.2%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외국인 관광객 수도 828만 명으로,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고치다.
서울시는 2023년 9월 발표한 ‘3·3·7·7 서울관광 미래비전’을 토대로 연간 관광객 3000만 명, 1인당 지출액 300만 원, 체류일수 7일, 재방문율 7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체험 콘텐츠를 늘리고, 교통·숙박 등 기반 시설을 확충하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케데헌 열풍이 더해져 동북아는 물론 동남아, 미국, 유럽 등 다국적 관광객이 늘고 있다”며 “새로운 콘텐츠와 서비스 혁신을 통해 관광객 3000만 명 목표를 조기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