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고수온 대응상황실 관계자들이 도내 한 광어 양식장에서 사육 환경을 점검하고 질병 검사용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장 광어 폐사가 속출하자 제주도가 대체 어종 도입을 추진한다.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연구원은 제주 해역 서식 어종인 긴꼬리벵에돔과 말쥐치를 활용한 혼합 어종 양식 실증 연구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 지역 양식장은 총 378곳으로, 이 가운데 90%가 넘는 354곳이 넙치 등 어류를 기르고 있다. 제주의 주력 수산물인 넙치는 현재 약 5500만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폐사가 잇따르고 있다. 고수온으로 발생한 양식 광어 폐사 피해는 2021년 10만2000마리(1억7000만 원), 2022년 38만8000마리(4억8000만 원), 2023년 93만1000마리(20억4000만 원)로 매년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고수온 영향으로 도내 양식장 77곳에서 넙치 221만 마리가 폐사해 역대 최대 규모인 54억 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적정 사육 수온이 21~25도인 광어가 28도 이상의 고수온에 노출되면 용존 산소 부족과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저하돼 대량 폐사가 발생할 수 있다.
올해도 제주에는 7월 9일 고수온 주의보가 발효된 이후 현재까지 경보가 유지되고 있으며, 이달 3일 기준 연안 표층 수온은 약 30.4~30.8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26.8~30.5도)보다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이 양식을 추진 중인 긴꼬리벵에돔.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 제공폐사가 잇따르자 해양수산연구원은 광어에 집중된 양식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긴꼬리벵에돔과 말쥐치 양식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자연산 어미 확보와 종자 생산까지 성공한 상태다. 고급 횟감으로 주목받는 긴꼬리벵에돔은 벵에돔과 유사한 아열대 어종으로 고수온 적응력이 뛰어나다. 말쥐치는 조림이나 회로 인기가 높은 어종이지만 최근 어획량이 급감해 양식을 통한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해양수산연구원은 이달부터 도내 양식장 4곳에 대체 어종을 보급해 실증을 시작했다. 향후 사육 환경별 양식 데이터를 확보하고 혼합 양식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해양수산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광어 양식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대체 어종 개발을 통해 제주의 양식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7월부터 ‘고수온 대응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대응상황실은 액화 산소와 면역 증강제 등 대응 장비를 도내 양식장에 사전 보급했으며, 양식수산물 재해보험 가입 어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부담액의 60%를 도비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수온 관측망을 통해 실시간 수온 정보를 문자와 누리집으로 어업인에게 상시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