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륙작전 75주년 맞아 각종 기념 행사 열려…각국 정상 초청 계획은 결국 무산

  • 동아일보

지난해 9월 11일 인천 내항 8부두에서 열린 제74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에서 기수단이 6·25전쟁 참전국의 국기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인천시가 이달 12일부터 18일까지를 ‘인천상륙작전 기념 주간’으로 정하고, 전역에서 다양한 추모·문화 행사를 개최한다. 올해는 작전이 단행된 지 75주년이 되는 해로, 시는 대규모 재현 행사와 학술·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해 참전용사와 시민이 함께하는 기념의 장으로 꾸민다는 방침이다. 다만 지난해부터 추진했던 참전국 정상 초청과 국가기념일 지정 시도는 현실적 제약으로 무산됐다.

● 75년 전 인천상륙작전 재현 등 다채로운 행사

인천시는 12일부터 7일간 ‘제75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인천상륙작전은 1950년 9월 15일 단행돼 6·25 전쟁의 전세를 역전시킨 결정적 작전으로 평가받는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12일부터 해상 헌화식과 월미도 항해 체험을 시작으로 7일간의 일정이 이어진다. 14일에는 동인천역에서 중구청까지 국방부 기수단과 육·해·해병대 장병이 참여하는 시가행진이 진행된다. 15일에는 자유공원과 월미공원에서 △맥아더 장군 동상 헌화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위령비 추모 △해군 첩보부대 전사자 추모식 등이 열린다. 같은 날 내항 일대에서는 시민 150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상륙작전 재현 행사가 펼쳐져 당시의 긴박했던 순간을 되살린다.

월미공원 그린비치에는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기념 조형물이 세워지고, 맥아더 장군의 직계가족인 아서 맥아더 4세가 재단을 통해 친서와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인천시립박물관에서는 이달 12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불꽃 같은 삶, 1950년 9월 인천의 마거리트 히긴스’ 특별전이 열린다. 히긴스는 한국전쟁의 참상을 생생히 기록한 미국의 여성 종군기자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종군기자의 전설’로 불린 인물이다.

● 국제행사 격상 시도는 무산

하지만 인천시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참전국 정상 초청과 국가기념일 지정은 모두 좌초됐다. 시는 지난해부터 미국, 영국, 호주 등 8개국 정상을 초청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자치단체 주관 행사에 각국 정상이 참석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인천시는 각국 대사관과 협의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인천상륙작전 기념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자는 계획도 국방부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내면서 진전이 없다. 국방부는 “6·25 전쟁에는 전국적으로 다양한 전투와 희생이 있었던 만큼 특정 작전만을 단독으로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예산 상황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행사에는 시비 13억1900만 원, 국비 2억 원이 투입됐지만, 올해는 시비 15억6000만 원, 국비 1억8000만 원으로 국비 지원이 줄어들었다. 그만큼 인천시 재정 부담이 커진 셈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각국 정상을 초청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주한 미국 대리대사 등 외교 대표단을 초청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며 “인천상륙작전 75주년을 맞아 자유와 평화를 지켜낸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국제사회와 미래 세대가 함께 평화의 가치를 공유하는 자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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