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무임승차 연령(만 65세 이상) 상향 논의에 불을 붙이고 있다. 서울시가 발표한 ‘2022년 서울시 노인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 살고 있는 65세 이상 노인들이 생각하는 ‘노인 기준 연령’은 평균 72.6세다. 지하철 무임승차를 비롯해 노인 관련 복지 혜택을 받는 법적 연령 65세보다 7.6세 높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서울 지하철 65세 이상 무임 수송인원(1억9664만6000명) 등을 토대로 무임승차 노인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올린다면 연간 손실을 최대 1524억원 줄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7일 오전 서울 중구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 설치된 승차권 발매기에 우대용 무임승차권 표시가 나오고 있다. 2023.02.07. 서울=뉴시스
서울교통공사(사장 백호)는 지난 10일 국회도서관에서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 공동협의회와 대한교통학회(회장 유정훈) 주관으로 도시철도 무임수송제도 개선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낮은 운임과 무임 수송 등 도시철도 운영 기관이 겪고 있는 구조적 어려움이 한계에 직면했다”며 “국민의 자유로운 이동권이 위협 받지 않도록 무임손실 국비 지원 법제화에 국민 여러분의 깊은 관심과 지지를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최규용 국토교통부 과학기술서기관은 “중앙 정부, 지방자치단체, 운영 기관 간 협력과 합리적 역할 분담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오늘 이 자리를 통해 공공 교통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국민 모두가 신뢰하는 방향으로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강갑생 중앙일보 교통전문기자는 “무임 수송 손실의 원인을 제공한 중앙 정부도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하고 이를 위해 관련 법령을 개정해 중앙 정부의 재정 책임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며 “급격한 고령화와 교통 소외 지역 간 형평성 문제를 고려한 지원 대상 조정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길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정책국장은 “국비 보전의 법제화를 위한 국회와 정부의 전향적 논의와 교통세 등 새로운 재원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며 국비 보전을 받는 코레일과 달리 도시철도는 국가 지원이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정진혁 연세대 교수는 전면적 무임이 아닌 자부담·부분 할인과 같은 조건부 무임 제도 도입과 이용자가 요금을 선납하고 환급받는 이용자 직접 보전 방식 도입을 제안했다.
한영희 서울교통공사 기획본부장은 “도시철도는 국가의 발전 전략과 인구 정책에 따라 건설·운영돼 오던 사회간접자본(SOC)”이라며 “무임 수송이 대통령 지시와 법령에 따른 것인 만큼 정부 책임을 명확히 하고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도시철도 중심의 대중교통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장은 “도시철도 무임 수송 손실 보상에 대한 프레임 즉, 손실 보상에서 공익 보상으로의 전환과 무임 수송에 대한 편익 등 계량화를 통해 손실 보상 개념을 도입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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