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혼녀, 아가씨·무속인 행세하며 가스라이팅 살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4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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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전남 무안에서 무속인 행세를 하며 주변 사람들을 심리적으로 지배(가스라이팅)해 살인을 저지른 50대 여성이 붙잡혔다.

무안경찰서는 15일 살인·사체유기 혐의로 김모 씨(56·여)와 공범 이모 씨(59), 윤모 씨(51)를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가 주변인에게서 금품을 갈취한 정황을 확인하고 사기 혐의도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 일당은 지난 5월 15일 0시부터 오전 5시 사이 목포시내 공용주차장 2곳을 오가며 차량 안에서 50대 여성을 폭행해 숨지게 했다. 대나무와 쇠망치 등 위협 도구까지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시신을 비닐로 밀봉해 차량에 실어 방치했고, 범행 은폐를 위해 4개월간 합숙하며 주기적으로 소독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 씨는 결혼 전력이 있음에도 자신을 30대 미혼 여성으로 속이고 미혼 남성인 이 씨와 윤 씨를 심리적으로 지배해 살인에 가담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두 사람이 서로를 폭행하도록 지시하며 심리적 지배력을 강화했고, 이 씨에게 “암매장할 땅을 사야 한다”며 2000만 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김 씨가 피해 여성을 처음 만난 것은 2018년으로, 김 씨는 자신을 무속인이라 속이고 접근해 친분을 쌓았다. 이후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이 여성에게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돈을 빌려준 통장 거래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피해 여성은 지인에게 50만~150만 원씩 여러 차례 돈을 빌려 김 씨에게 건네왔고, 김 씨는 범행 직전까지도 “약속한 돈을 주지 않았다”며 피해여성에게 폭언과 협박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 씨가 여성에게 “100만 원을 줘야 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기록을 확보했다.

경찰은 김 씨가 공범 남성뿐 아니라 피해 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가스라이팅해 금품을 갈취하는 범행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추가 피해자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가스라이팅#살인사건#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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