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에서 무속인 행세를 하며 주변 사람들을 심리적으로 지배(가스라이팅)해 살인을 저지른 50대 여성이 붙잡혔다.
무안경찰서는 15일 살인·사체유기 혐의로 김모 씨(56·여)와 공범 이모 씨(59), 윤모 씨(51)를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가 주변인에게서 금품을 갈취한 정황을 확인하고 사기 혐의도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 일당은 지난 5월 15일 0시부터 오전 5시 사이 목포시내 공용주차장 2곳을 오가며 차량 안에서 50대 여성을 폭행해 숨지게 했다. 대나무와 쇠망치 등 위협 도구까지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시신을 비닐로 밀봉해 차량에 실어 방치했고, 범행 은폐를 위해 4개월간 합숙하며 주기적으로 소독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 씨는 결혼 전력이 있음에도 자신을 30대 미혼 여성으로 속이고 미혼 남성인 이 씨와 윤 씨를 심리적으로 지배해 살인에 가담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두 사람이 서로를 폭행하도록 지시하며 심리적 지배력을 강화했고, 이 씨에게 “암매장할 땅을 사야 한다”며 2000만 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김 씨가 피해 여성을 처음 만난 것은 2018년으로, 김 씨는 자신을 무속인이라 속이고 접근해 친분을 쌓았다. 이후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이 여성에게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돈을 빌려준 통장 거래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피해 여성은 지인에게 50만~150만 원씩 여러 차례 돈을 빌려 김 씨에게 건네왔고, 김 씨는 범행 직전까지도 “약속한 돈을 주지 않았다”며 피해여성에게 폭언과 협박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 씨가 여성에게 “100만 원을 줘야 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기록을 확보했다.
경찰은 김 씨가 공범 남성뿐 아니라 피해 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가스라이팅해 금품을 갈취하는 범행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추가 피해자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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