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에 단비가 내린 17일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걷고 있다. 뉴스1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16~17일 40㎜가 넘는 비가 내렸다. 강릉의 주 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닷새째 상승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강릉에는 16일 밤부터 17일 오후 2시까지 42.9㎜의 비가 내렸다. 오봉저수지 유역인 왕산에는 이보다 적은 35㎜가 기록됐다. 강릉 평지에는 17일 오후 1시 55분 호우주의보가 발효됐으며, 기상청은 18일 오전까지 비가 이어지고 주말인 20일에도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3일 100㎜가 넘는 비로 52일 만에 반등한 뒤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17일 오후 2시 기준 저수율은 16.8%로 전날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빗물 유입으로 추가 상승이 예상되지만, 안정적 급수에 필요한 50~60% 수준에는 크게 못 미쳐 가뭄 해소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17일 단비가 내리면서 운반급수가 하루 중단돼 소방차들이 강북공설운동장에 대기 중이다. 강릉에는 소방차 101대가 투입돼 매일 홍제정수장으로 물을 실어 나르고 있다. 강원소방본부 제공강릉시는 제한급수와 운반급수 등 가뭄 대책을 유지한다. 17일에는 소방청 대용량 펌프를 가동해 남대천 임시취수장에서 홍제정수장으로 9900t을 공급했다. 운반급수는 이날 하루 중단했지만 18일부터 소방차 101대, 군용차 340대 등 총 540대를 투입해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비로 오봉저수지에 5만t가량의 물이 자연 유입되고, 하천수·관정·임시취수정 물 유입과 운반급수를 합쳐 하루 7만7700t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강릉의 생활용수 하루 사용량(7만2300t)을 웃도는 수준이다. 강릉시는 저수율 회복 추이를 보며 운반급수 단계적 중단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전국에서 모인 생수가 강릉시 아이스아레나에 비축돼 있다. 강릉시는 15일부터 시민에게 생수를 2차 배부하고 있다. 동아일보DB시민 지원도 이어진다. 강릉시는 15일부터 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2차 생수 배부를 시작했고, 18일부터는 일반 가구에도 공급한다. 시간제 급수가 시행 중인 아파트 주민은 1인당 2L 생수 18병, 그 외 주민은 12병을 받는다.
시는 또 6인 이상 거주하는 사회복지생활시설 63곳을 전수 조사해 물탱크가 필요한 46곳에 긴급 설치를 마쳤다. 투석·분만·수술 등 안정적 급수가 필요한 16개 의료기관에도 운반급수 체계를 갖춰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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