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시민사회운동의 대부인 고 정진동 목사 평전을 쓴 박만순 씨가 책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노동자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 신장을 위해 헌신한 충북 지역 노동운동과 시민사회운동의 ‘대부’인 고 정진동 목사(1933∼2007)의 삶을 다룬 평전 ‘정진동, 공동체를 꿈꾸다’(451쪽·고두미)가 나왔다.
정진동 목사 추모사업회가 기획하고, 박만순 씨(59)가 쓴 이 평전은 정 목사의 출생과 성장 과정, 청주 도시산업선교회 설립 이후 30여 년간의 치열했던 삶을 담았다. 저자는 정 목사와 함께한 사회운동가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그의 삶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종환 시인은 서평에서 “(정 목사는)시대의 절박한 과제를 붙잡고 살면서도 민중 한 사람 한 사람이 겪고 있는 가장 고통스러운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몸부림친 분이셨다”고 썼다.
정 목사는 청주 도시산업선교회의 실무 목사(1972년)를 맡으면서 도시빈민과 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온몸을 바쳤다. 또 민주주의 민족통일 충북연합 상임의장(1992년)을 맡는 등 충북지역 여러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하며 노동운동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평생을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1년여 동안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고인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저자인 박 씨는 “정 목사는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공동체의 꿈을 포기한 적이 없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친구’였다”라며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주는 해결사 역할이 아니라 서로 믿고 연대함으로써 스스로를 지키는 법을 행동으로 보여준 분”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6·25전쟁 당시 발생한 민간인 학살 사건의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을 위해 20여 년째 활동 중이다. 현재 ‘충북역사문화연대’와 ‘사단법인 함께사는 우리’ 대표를 맡고 있다. 정 목사 평전 출판기념회는 19일 오후 7시 청주 첨단문화산업단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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